[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CJ CGV가 신종자본증권 스텝업(금리 인상) 도래를 앞두고 유동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한 차례 고금리 부담을 피하기 조기 상환에 나선 가운데 향후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스텝업이 예정돼 있어 선제적 차환 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J CGV는 올해 3월 기업어음(CP) 한도를 기존 3950억 원에서 7950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는 단기 유동성을 확보해 신종자본증권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사실상 브릿지론 성격의 자금 조달이었다. 단기 차입을 통해 급한 불을 끄고 이후 장기성 자본성 증권으로 갈아타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CJ CGV는 지난 2024년 3월15일 발행했던 1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최근 상환했다. 해당 채권은 발행금리만 무려 7.30%에 이르렀던 탓에 스텝업에 따라 금리가 인상될 경우 이자 부담 가중을 피할 수 없었다. 통상 스텝업이 도래하면 금리가 급격히 상승해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상환이나 차환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스텝업 이벤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CJ CGV는 2021년 6월과 2022년 7월에 각각 3000억원,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전환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했었다. 두 건 모두 최초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금리가 상승하고, 이후 매년 0.5%포인트씩 추가 가산금리가 붙는다.
해당 채권들은 각각 발행금리 1%, 0.5% 수준의 저금리로 발행됐지만, 5년 경과 시 금리가 2.0%포인트(p), 2.5%포인트 상승하는 구조다. 발행 당시 제로금리에 가까웠던 이자율은 스텝업에 따라 단숨에 3%로 상승하게 된다. 매년 더해지는 추가 금리까지 고려하면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저금리 환경에서 조달했던 자금이 고금리 부담으로 전환되는 탓에 이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이자비용이 가중된다. 사실상 스텝업 도래는 '조기 상환 압박'으로 작용하게 된다.
CGV는 지난해 5월에도 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최초 이자율 조정일(스텝업)을 5년이 아닌 2년 뒤로 정했다. 2027년 5월에 추가로 400억원의 스텝업이 도래한다.
이에 CJ CGV는 스텝업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4월~5월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기존 채권의 스텝업 부담을 피하고 차환을 통해 금리 구조를 재조정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앞서 2월과 3월 CP 한도도 확대했는데, 이 역시 장기 자금 조달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단기 유동성을 확보해 차환 시점을 조율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변수는 시장 상황이다. 발행 여건이 악화될 경우 기대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영화 산업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CJ CGV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경우 투자자 요구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CJ CGV는 코로나19 등으로 극장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든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 잇단 미매각 사례를 남긴 바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유입되지 않을 경우 주관사 등이 미매각 물량을 떠안기 때문에, 추후 리테일 창구를 통해 인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수익률을 고려해야 한다.
CJ CGV 관계자는 "4월과 5월에 각각 3000억원씩 총 6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라며 "유입되는 자금은 기존 차입금 상환 등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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