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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과 정의선, 재계의 두 나침반
딜사이트 김민기 산업1부장
2025.10.29 08:25:09
반도체·자동차 산업 상징적 '투톱', 변화 격동기…韓제조업 미래 이끌어야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8일 08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민기 산업1부장] 이달 29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수많은 재계 별들이 모이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꼽힌다. 한국 재계의 상징적인 두 인물이자 '재벌 3세'인 두 명의 회장이 한국 산업의 구조전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취임 3주년과 5주년을 맞은 두 사람은 한국 경제의 과거와 현재, 불확실한 미래를 동시에 짊어진 한국 제조업의 '나침반'이다. 한 사람은 반도체라는 '보이지 않는 두뇌'를, 다른 한 사람은 자동차라는 '움직이는 몸'을 다룬다. 반도체는 미중 패권 다툼 속 인공지능(AI)라는 변환점에서 핵심 부품으로 재평가되고 있고, 자동차는 미국 관세라는 큰 장벽을 극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놓여있다. 


두 나침반이 바라보는 방향은 다르지만 나침반의 양 끝은 결국 대한민국 제조업의 재도약이라는 '한 점'을 가리킨다. 현재 한국 제조업은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AI로 인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거대한 폭풍 속에서 언제 좌초될지 모르는 위태로운 큰 배다. 이러한 변화가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두 회장의 손에 달렸다.


'절친'인 두 사람은 한국 제조업의 위기 극복이라는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지만 접근법과 리더십은 닮은 듯 다르다. 우선 이재용과 정의선은 모두 '조용한 혁신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글로벌 경쟁이 극심해진 21세기 산업 환경 속에서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거대 기업의 수장이지만 무게감에 비해 외부로 내는 목소리는 많거나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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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회의실보다는 현장과 연구소에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강력한 메시지를 내기 보다는 데이터를 통한 분석, 기술에 대한 이해, 실무진과의 긴밀한 소통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선대 회장이었던 이건희와 정몽구는 정치와 자본시장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러한 리더십이 통했지만 이들은 메시지보다는 기술과 사람을 강조한다.


그들은 과거 오너의 입김이 절대적이었던 시절을 거쳐 전문경영인 중심의 분권형 체제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제왕적 리더십'보다는 '수평적 리더십'을 선호한다. 경직된 위계질서를 완화하고 글로벌 인재가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모습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재계 오너의 모습도 맞춰가는 모양새다. 


반면 두 사람의 경영 스타일은 다르다. 이재용 회장이 '기술 중심형 리더십'이라면 정의선 회장은 '경험 중심의 비전'을 중시한다. 이 회장이 핵심 기술을 내부에서 완성하려는 수직적인 통합 모델을 고수한다면 정 회장은 개방형 협업에 적극적이다. 이 회장은 AI 반도체, 바이오, 파운드리 등 미래의 기술 전쟁터에서 단 한 발짝이라도 뒤처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는 선대 회장 때부터 이어오는 기술 중심의 경영을 이어 받아 "기술은 생존의 문제"라고 말한다.


한동안 AI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주춤했지만 최근 메모리반도체의 맏형이자 큰형인 삼성전자는 빠르게 선두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어 HBM4부터는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c 나노미터(nm)의 수율이 60%를 넘기고 HBM의 증착 수율은 90%를 넘기고 있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HBM 경쟁 레이스에 참여할 전망이다. 수익성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HBM 치킨게임을 통해 HBM 3강 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업황의 흐름에 따라 잠깐 주춤할 수 있지만 '1위 DNA'는 변함 없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정의선 회장은 고객 경험과 사회적 가치 중심의 리더십을 선보인다. 제네시스의 성공에 이어 전기차 '아이오닉' 브랜드를 내세우며 단순히 차를 파는 기업이 아닌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현대차를 재정의했다. 자동차를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사람과 도시, 시간과 환경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고 있다. 애플, 엔비디아, LG, 한화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며,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신기술을 흡수하고 융합하고 있다. 기술을 '혼자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을 통해 진화시키는 것'이라는 관점이다.


이처럼 한국을 버티는 두 오너는 앞으로 한국의 제조업과 한국 산업의 미래를 이끌 큰 버팀목이자 나침반이다. 이재용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한국의 기술 자존심을 세우고 있고, 정의선은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한국 경제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재용의 삼성은 기술의 정밀함으로 한국 산업의 심장을 지탱하고 정의선의 현대차는 경험과 연결로 산업의 외연을 넓힌다. 


두 리더십은 서로 다른 듯하지만 한국 산업 생태계의 '두 축'을 형성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이재용이 기술의 고도를 높이며 산업의 뿌리를 단단히 다진다면, 정의선은 산업의 잎을 넓혀 새로운 햇빛을 끌어들인다. 서로 다른 나침반을 든 두 항해자가 각자의 바다를 건너고 있지만, 결국 그들이 향하는 곳은 '한국 산업의 미래'라는 거대한 항구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미래는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압박으로 흔들리고 있다. 어두운 안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계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재용의 삼성은 보이지 않는 반도체의 미세한 회로 안에서 세계를 연결하고, 정의선의 현대차는 도시의 도로와 하늘 위에서 사람의 삶을 확장한다. 둘의 리더십이 서로를 보완하며 한국 산업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이중 엔진'으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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