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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찾으랬더니…'마이너스의 손' 전락한 기보
노만영 기자
2025.10.23 13:05:09
① 특별보증 시행 7년차 연쇄 대위변제에 부담 가중…혁신성 평가에 주관 개입 우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3일 11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보증기금 본사 (사진=기술보증기금)
'K-유니콘' 육성은 혁신 성장을 위한 정부의 핵심 과제다. 기술보증기금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26곳의 유망 스타트업을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해 8000억원에 달하는 특별보증을 지원했다. 기보는 이들의 글로벌 기업 도약을 기대했지만 투자금 상환 시기가 도래한 지금 현실은 냉혹하다. 다수가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고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거나 파산 절차를 밟았다. 재무적 부담은 고스란히 보증 기관인 기보와 국민 몫이 됐다. 세비를 들인 유니콘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기술보증기금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사업이 시행 7년차에 적잖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지원을 받은 유망 기업들이 연이어 대출 상환에 실패하면서 기술보증기금의 재정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수천억원의 보증 재원이 투입된 사업들의 부실률이 높아지자 초기 기업 선정 단계의 검증 과정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사업의 핵심 기관으로 참여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126개 기업에 약 7972억원의 보증을 실행했다. 매년 20여 개 기업이 선정됐으며 기업당 최대 200억원의 보증 한도는 민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어려운 혁신 기업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선정 절차는 외형상 적정성을 갖춘 듯하게 보였다. 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인 신청 기업은 누적 투자 유치액 50억원(지역기업 30억원) 이상이라는 시장 검증 요건과 최근 3년 간의 매출성장률을 기준으로 하는 성장성 평가를 통과해야 했다.


정량적 기준을 충족한 기업과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기업은 기보의 자체 기술사업평가등급(KTRS)을 기반으로 한 혁신성 평가를 거쳤다. KTRS는 기술성, 시장성, 사업성, 경영환경 등을 종합 평가해 AAA부터 D까지 등급을 부여하는 기보 자체 평가 모델이다. 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 기업은 BB등급, 1000억원 이상 기업은 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기보 관계자는 "혁신성 평가는 정량 및 정성 지표가 종합적으로 구성된 내부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평가 기준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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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도 시행 이후 7년차에 접어 들면서 선정 기업들에 대한 보증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잇따른 보증사고는 기보의 재정 부담으로 직결됐다. 기업별 대위변제액은 30억~100억원 수준에 이르며 전체 누적 대위변제액은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그 중 회수율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예비유니콘 선정 기업에 대한 대위변제 건은 연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요가복 브랜드 뮬라 운영사인 뮬라웨어가 IBK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1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하자 기보가 99억원을 대위변제했다. 지난 3월에는 정육각이 신한은행으로부터 빌린 71억원을 갚지 못해 기보의 대위변제를 받았다. 이 밖에도 왓챠, 디에스글로벌, 그리니 등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예비유니콘 선정 기업들의 보증 사고가 이어지면서 기보의 보증 부담은 가중됐다. 실제 기보의 대위변제액은 1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반면 변제액에 대한 회수율은 1~2%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정 과정의 부실 검증 문제가 지적된다. 특히 KTRS 평가 모델 중 경영환경 평가는 경영진의 기술 역량, 관리 능력, 팀워크 등 정성적 항목의 비중이 높아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과거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기보는 12곳의 기술성 평가 기관 중 신뢰도가 낮은 곳으로 꼽히기도 했다.


사업 정책적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본격화된 예비유니콘 사업은 '제2의 벤처 붐'을 기치로 내걸고 벤처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매년 일정 수의 기업을 의무적으로 발굴해야 하는 정책적 목표가 있었던 만큼 기보가 금융기관의 논리에 따라 보수적인 심사 기준만을 고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기보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투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후속 투자를 제때 유치하지 못한 기업들이 스케일업 단계에서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도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을 통해 유니콘으로 성장한 케이스도 다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선정기업 중 코스닥 상장사에 성공한 기업이 13곳, 기업가치 1조 이상 기업을 넘어선 기업은 8곳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성과연동 보증제를 도입, 후속 투자 유치나 목표 매출액 달성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낸 기업에 한해 별도 심사 없이 추가 보증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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