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신라교역 이사회가 독립성을 상실한 채 경영진 견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사진이 사실상 박준형 신라그룹 회장의 인물들로 채워져 오너 일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정족 수를 줄이고 주요 위원회 활동까지 중단하는 등 이사회의 기능마저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라교역의 이사회는 현재 ▲김호은(이하 사내이사) ▲박준형 ▲박성진 ▲송덕현(사외이사) 등으로 4인으로 구성돼있다. 김 이사는 신라교역의 대표이사이며 박준형 회장과 박성진 부회장은 각각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신라홀딩스의 최대주주·대표이사다. 올해 3월 합류한 송 사외이사는 극동수산 상무이사를 지냈고, 선임 당시에는 한국원양산업협회 국장으로 재직했다.
이사진 구성을 두고 시장에서는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회사 측은 사외이사 비중(25%)을 문제 삼지 않지만 유일한 사외이사인 송 이사마저 박 회장이 과거 협회장으로 몸담았던 한국원양산업협회 출신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사회 전원이 '박 회장 라인'으로 구성된 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라교역 이사회는 실제로 오너 일가의 거수기 역할에 머물고 있다. 실제 202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사회에 상정된 51개 안건 모두 단 한 표의 반대 없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회사 경영 성과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신라교역의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2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줄었고,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94.3% 급감했다. 주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 16일 종가는 9080원으로 2023년 초(1만1100원) 대비 18.2% 하락했으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25배에 불과하다.
이사회의 기능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신라교역은 2023년 이사회 정족수를 6명에서 4명으로, 사외이사를 2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올해 들어서는 대표이사 직속 기구였던 ESG위원회와 사외이사추천위원회 활동마저 중단시켰다. 그 결과 한국ESG기준원의 ESG 등급은 2021년 종합 C에서 지난해 D로 하락했고 특히 지배구조 부문은 B+에서 C등급으로 미끄러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회사 차원의 개선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지난해 신라교역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40%로 코스피 상장사 평균(54.4%)을 크게 밑돌았다. 올해 주주들이 제안한 자사주 매입·소각, IR 활동 강화 등의 요구 역시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시장 한 관계자는 "신라교역 이사회는 오너 일가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면서 "이사회 기능이 계속 축소되는 가운데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까지 겸직하는 구조 역시 문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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