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신세계L&B가 와인 유통 판로 다각화에 매진하고 있다. 회사는 앞서 소주·위스키 제조에 뛰어들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 했지만 오히려 수익성에 타격을 입으며 기타사업에서 모두 철수한 상태다. 이에 다시 본업인 와인사업에 집중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존 마트 중심의 와인 유통망을 편의점과 호텔, 레스토랑까지 넓히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L&B는 최근 와인을 제외한 기타사업에서 차례로 철수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위스키 사업을 잠정 중단한데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이마트를 통해 인수한 '제주소주'를 8년 만에 오비맥주에 매각했다. 100억 매출을 목표로 출시한 발포주 '레츠'도 같은시기 단종됐다. 이에 따라 다양한 주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기존 목표도 자연스레 희미해졌다.
신세계L&B가 해당 사업들을 종료한 이유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해 투입한 마케팅, 영업비용이 역효과를 나타낸 셈이다. 실제 이 회사의 와인을 제외한 기타매출은 2020년 324억원에서 2023년 550억원까지 늘었으나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03억원에서 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결국 본업인 와인사업을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재정비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문제는 엔데믹 이후 국내 와인시장도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음료 주종이 다양화된 것은 물론 이어진 경기침체로 인해 주류 소비 자체가 감소했다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국내 10대 와인수입사들은 지난해 일제히 실적 부진을 겪었다. 국내 1위 와인 수입사인 신세계L&B도 지난해 매출이 1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고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신세계L&B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와인 유통 판로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마트 중심의 유통망을 편의점과 호텔, 레스토랑 등으로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향후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노력은 가시적인 수치적으로도 확인된다. 신세계L&B의 특수관계자간 거래를 살펴보면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포함)로의 매출은 2022년 819억원에서 지난해 686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신세계푸드(레스토랑)·신세계(백화점)·신세계디에프(면세점) 등 타 유통채널로의 매출은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지난해 와인매출도 1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했다.
신세계L&B는 그 중에서도 편의점을 핵심채널로 점찍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와인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도 주종 자체는 대중화되면서 고가 와인보다는 하우스 와인 등 가성비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세계L&B도 최근 GS리테일, BGF리테일 등으로의 와인 상품 확대에 발 맞춰 전용 상품 제작 및 납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신세계L&B는 지난해 10월 신세계그룹의 정기임원인사에서 친정으로 복귀한 마기환 대표 취임 이후 영업인력도 꾸준히 확충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이마트라는 대형 유통채널이 계열사로 있어 다양한 브랜드의 와인을 좋은 조건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와인시장은 대형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세계L&B가 유통 채널 확대에 나선 이유도 와인시장의 불황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L&B 관계자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도 가성비를 갖춘 하우스 와인을 찾는 경우가 많아 납품을 늘리고 있다"며 "유통 판로를 다각화하면서 포트폴리오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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