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디지털 트윈 솔루션기업 'E8(이에이트)'이 올해도 실적 목표와의 괴리율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주요 매출원인 세종스마트시티 사업이 지연되고, B2B 수주 규모도 작아 매출 인식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탓이다.
상장 당시부터 장밋빛 전망을 내세워왔지만, 매번 과도한 매출 예측치로 신뢰도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8은 올해 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했으나, 매출보다 적자 누적 속도가 더 빨라 재무 악화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술특례 코스닥상장사 E8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9억원, 영업손실은 56억원으로 전년동기와 유사했다. 지난해 매출 164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실제 성적표는 매출 23억원, 영업손실 106억원에 그쳤다. 매출 괴리율은 86.1%, 영업이익 괴리율은 375.9%에 달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E8은 올해 매출 306억원, 영업이익 140억원 달성을 목표로 했지만, 상반기 실적을 감안하면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순 연환산 기준 올해 매출 괴리율은 94.1%, 영업이익 괴리율은 180%에 이른다. 다만 지난해보다 영업이익 괴리율이 더 낮게 계산된 건, E8가 예측치를 너무 높게 잡아 계산공식상 나타날 수 있는 착시로 봐야 한다. 매출 괴리율은 지난해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E8이 지난 6월 밝힌 올해 예상 매출은 90억원이다. 지난해 2월 상장 당시 밝혔던 올해 매출 예측치와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제외하더라도, 올해 상반기 매출과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하반기 매출이 집중되는 구조라 하더라도 상당한 차이다. E8의 지난해 하반기 매출은 14억원이었다.
E8은 디지털 트윈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디지털 트윈 솔루션은 현실에 존재하는 물리적 객체의 정보를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 유사하게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예컨대 스마트빌딩시스템에 접목해 빌딩의 효율적인 운영에 활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E8의 핵심 프로젝트는 세종스마트시티다. 세종스마트시티는 민간 주도의 국가시범도시 조성사업으로, E8은 세종5-1생활권에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 유지·보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총수주 규모만 202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사업 속도와 장기화된 매출 인식 구조다. 매출은 12년간(2023~2035년) 분할 인식되는 구조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17억원에 불과하다. 당초 3년 내 구축을 목표로 했지만, 11월 20일 마감 시점에도 프로젝트 진행률은 45.7%에 그쳐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세종스마트시티와 같은 프로젝트는 정부 정책과 건설 경기, 인허가 문제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전망해야 함에도 그간 장밋빛 전망에 기대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주잔고도 감소세다. 2023년 말 74억원에서 지난해 말 67억원, 올해 상반기 64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삼성전자와 최근 디지털 트윈 공급계약을 체결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7월 선행개발 이후 본계약으로 이어졌지만, 수주액이 8억원, 계약 기간 9개월로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다. E8는 올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56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E8이 영업 흑자 전환을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와 다양한 적용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동윤정 한국IR협의회 선임연구원은 "E8의 수익 기반은 디지털 트윈 기술이지만 해당 기술을 세부적인 영역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수익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E8은 지난해 말 상장 1년도 안돼 유상증자에 나섰다가 우여곡절 끝에 91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했다. 이에 한숨은 돌렸지만 유증 직후인 올해 2분기 다시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올해 초 대비 유동비율은 다시 감소했고 부채비율은 상승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 마이너스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상장이라는 한시적 방어막에 기대어 무책임한 매출 부풀리기가 계속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있다"며 "또다시 자본잠식에 빠져 주주들에게 손을 벌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E8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POC(기술 타당성 증명 작업)를 활발하게 진행하며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직 외부 반응은 아쉬운 상태"라며 "하반기 세종스마트시티 관련 매출 인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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