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에넥스의 글로벌사업이 연착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법인 철수에 이어 동남아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은 베트남법인까지 사실상 존재감이 희미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 남은 베트남법인 역시 자본총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모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향후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장의 관측이 나온다.
에넥스는 2000년대 초부터 글로벌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앞선 2003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07년 카자흐스탄, 2009년 베트남까지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나갔다. 이때 박진규 회장은 중국법인에 사재를 출연하고 법인장까지 맡았으며 사내에 글로벌사업에 대한 전담 조직까지 만들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에넥스가 글로벌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중국·중앙·동남아의 도시화 프로젝트에 편승하기 위함이다. 이 회사가 주택의 개발과정에서 주방가구를 공급하는 B2B(기업 간 거래)사업을 영위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해외에 더 큰 수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법인은 2004년과 2011년 가구생산 공장까지 추가로 설립하며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가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당초 기대와 달리 에넥스의 글로벌사업은 순항하지 못했다. 중국·카자흐스탄·베트남 등 세 법인 모두 2010년대 장기간 적자를 피하지 못한 탓이다. 일례로 중국법인의 경우 2011년 16억원→2012년 11억원→2013년 2억원→2014년 14억원→2015년 2억원→2016년 2700만원→2017년 5억원→2018년 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에넥스는 결국 2019년 카자흐스탄법인에 이어 2021년 중국법인을 차례로 청산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에넥스는 베트남법인만은 끝까지 청산하지 않았다. 해당법인의 매출이나 손실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글로벌사업에 대한 불씨를 남겨 놓겠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베트남법인이 거점으로 삼은 하노이 지역에 건설붐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과 2017년과 2018년 각각 35억원과 22억원의 매출과 4103만원, 2496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에넥스의 베트남법인은 최근 그 존재감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이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6% 감소했으며 같은기간 순손실은 9억원으로 적자폭(2023년 순손실 1억원)도 크게 늘었다. 나아가 자본총액은 2023년 말 18억원에서 지난해 10억원, 올해 상반기 말 8억원으로 줄어들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더 큰 문제는 모회사인 에넥스 역시 해외법인을 지원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에넥스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207.2%에 달하고 결손금이 300억원으로 현금성자산(215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베트남법인의 향후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는 "에넥스는 현재 국내사업을 챙기기에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베트남법인이 모회사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수준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청산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에넥스는 베트남법인의 실적 악화와 청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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