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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억제 중인데 금리도 낮춰?"…은행들, 정부 엇박자에 '난감'
이건혁 기자
2025.06.26 07:00:19
금융당국 총량 규제 지속 중…정치권,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으로 은행권 고민↑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5일 08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1년간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변동.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이건혁 기자] 시중은행들이 대출관리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현재 예대금리차가 과도하다며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대출금리를 떨어뜨리면 자연스레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현 상황에서 은행들이 인하폭을 확대하기 쉽지 않다. 특히 최근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이미 급증한 상황이라 이같은 혼선이 빠르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평균금리와 저축성수신(예금)금리 차이는 1.48%포인트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금리차이인 1.24%포인트 대비 0.2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예대금리차는 1.10~1.30%포인트 수준에서 움직이다 지난해 11월부터 1.40%포인트를 줄곧 웃돌고 있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예금금리 하락 속도에 비해 대출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금금리는 지난해 4월 3.53%에서 올해 4월 2.71%로 0.82%포인트 하락했지만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4.77%에서 4.19%로 0.58%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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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빠르게 인하하지 못하는 배경 중 하나는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기조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으로 금융권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국내 기준금리가 인하 흐름으로 전환되자 급증할 수 있는 대출 수요를 미리 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스트레스 DSR은 기존 DSR보다 강화된 대출규제 제도로 현재보다 더 높은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가산해 대출 상환 능력을 평가한다. 


최근 역시 가계대출 급증세를 보이면서 대출관리 기조도 한층 강화됐다. 올해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규제가 한층 높아지는 만큼 이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19일 기준)은 752조749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3조9937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급증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은 지난 16일 시중은행 담당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대출관리 강화를 다시금 주문하기도 했다. 


문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권에서 예대금리차 축소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이재명 대통령부터 지난 4일 취임 직후 열린 비상경제점검 TF(태스크포스)에서 "해외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예대금리차가 벌어져 있는 게 아니냐"며 예대금리차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가산금리에 포함된 법적비용 제외해 대출금리를 낮추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야당 역시 예대금리차 축소에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법안의 경우 은행이 매달 예금금리·대출금리·예대금리차를 공시하고 예대금리차가 증가하면 경우에 따라 개선 등의 조치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권에선 현시점에서 대출금리 추가 인하를 추진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치권 주장대로 대출금리를 낮췄다간 곧바로 대출총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평균 대출금리가 2.80%였던 2020년의 연간 대출총량 증가율은 11.49%였지만 평균 대출금리가 5.19%였던 2023년에는 증가율이 4.65%로 둔화됐다. 대출금리 수준에 따라 증가율 변동이 명확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를 줄이려면 대출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대출을 억제하고 있는 금융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정치권 압박과 금융당국 사이에서 은행들은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토로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과도한 금리 개입을 경계하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서로 다른 개입이 들어오니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이 자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까지 개입하면서 상황이 엉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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