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이석용 전 농협은행장이 건설공제조합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된 가운데 그간 선임을 반대해 온 사무금융노조 건설공제조합지부(노동조합)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깊다. 이석용 신임 이사장이 앞서 농협은행장 시절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빈번했다는 이유에서다. 건설공제조합의 보증잔액이 166조원을 웃도는 거대조합인 만큼 자산의 관리와 운용 과정에서의 컴플라이언스 준수 등이 중요한 데 이 이사장이 내부통제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관리 역량에 대한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다.
건설공제조합은 지난 19일 제132회 총회(임시)에서 이석용 전 농협은행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이사장은 1965년 경기 파주 출신으로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후 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제7대 농협은행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를 맡고 있다.
이 이사장은 금융인으로 오랜 경력을 보유했지만, 조합 이사장 직전 농협은행장 시절 반복됐던 내부통제 실패 이력이 내부 직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이사장이 농협은행장을 지냈던 2년(2023년~2024년)간 크고 작은 배임·횡령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어느 때보다 은행권 금융사고에 대해 눈에 불을 켜고 주의를 요구하던 시기에 사고가 줄지어 터지면서 은행장의 관리 역량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컸다. 이에 은행권에선 이 이사장이 은행장 연임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고, 결국 임기를 마친 후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이다.
이 이사장이 은행장 임기 중 적발된 금융사고는 2024년에 특히 집중됐다. 한 해 동안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만 약 430억원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허위 매매계약서를 악용한 약 109억원의 부당대출(2월) ▲53억원 규모의 공문서 위조 및 업무상 배임(5월) ▲11억원 규모의 가상 분양자 대출 취급(5월) ▲117억원 규모의 직원 횡령(9월) ▲140억원 부동산담보대출사기(10월) 등이다. 사실상 월별로 꾸준히 내부통제 실패 사고가 반복돼 당시 국정감사에도 논란이 됐다.
이석용 이사장은 지난해 6월 "내부통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금융사고 근절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내부통제 강화 의지가 공염불이 됐다는 지적이 뒤따른 바 있다.
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말 기준 조합원수 1만 3300여개사, 자본 6조 6000여억원, 보증금 166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건설보증기관이다. 국내 건설사를 비롯한 건설현장 곳곳의 보증을 서는 만큼 내부통제에 대한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특히 시대적 변화를 거치며 보증의 종류와 상품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만약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보증 사고가 발생한다면 건설공제조합의 공익적 기능을 감안해 과거 주택사업공제조합(현 HUG) 사례처럼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 전체의 피해로 이어지는 셈이다.
공제조합의 한 관계자는 "이석용 신임 이사장이 금융권 출신 인사로 건설공제조합에서도 비슷한 내부통제 실패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과 보증보험 회사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내부통제 사례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면서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내부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는 경영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동조합 한 관계자는 "신임 이사장의 출근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투쟁방안을 모색해야 할거 같다"며 "현재는 별도의 의견이나 성명은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