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에이스 하이엔드 타워 지축역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들이 시행사와 신탁사를 대상으로 분양 계약 취소를 요구하며 집단 소송을 하며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시행사인 성수개발은 분양 미수금이 쌓여가고 현금 창출력이 크게 둔화된 상황에서 또 다른 위기를 맞게 됐다. 이때 기존에 일으켰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가 도래했지만, 대출금 상환 여력이 충분치 않아 이를 연장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스 하이엔드 타워 지축역 지식산업센터'의 수분양자 20여명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사와 신탁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지식산업센터의 조기 준공으로 인한 부실공사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스 하이엔드 타워 지축역 지식산업센터는 분양 당시 준공 및 입주 예정 시기를 지난해 12월로 밝혔지만, 실제 입주 시기는 이보다 5개월 빠른 7월이었다.

'에이스 하이엔드 타워 지축역 지식산업센터'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 379에 지하 5층~지상 8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 및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시행사는 성수개발이며, 에이스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성수개발은 2022년 3월 해당 지식산업센터 분양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아파트 규제 강화로 지식산업센터가 대체 투자처로 인기를 끌면서 호황을 맞이한 시기였다. 이에 수요가 몰리면서 2022년 12월 말 기준 92%의 분양률을 보였다. 분양을 시작한 뒤 약 9개월 동안 거둬들인 분양선수금은 27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뒤 분양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2023년말 기준 분양률은 74%로 집게 됐다. 1년 만에 분양률이 18%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남은 미분양 물량을 추가로 소진하지도 못했으며, 오히려 기존 분양 계약 일부가 해지됐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고금리와 공급과잉으로 급격히 냉각됐기 때문이다.

성수개발이 지난 2023년에는 신규 분양 계약이 추가로 없어 해당 연도에 집계된 분양 선수금은 없었지만 분양미수금은 '0'원에서 60억원으로 불어났다. 분양계약을 체결한 뒤 3~5개월 사이에 중도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수분양자들이 중도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으면서 분양미수금이 쌓였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지난해 9월부터 일부 수분양자들이 분양계약 취소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후 소송을 희망하는 수분양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재 집단소송을 포함해 소송에 참여한 수분양자가 20명 가까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수개발은 기존 수분양자들의 분양 대금 지연으로 인해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데 이어 집단 소송 과정 및 결과에 따라 손실액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올해 6월 말까지 확보한 분양 수익만으로는 PF대출금 상환을 위한 자금 확보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성수개발은 '에이스 하이엔드 타워 지축역 지식산업센터' 사업과 관련한 120억원 규모의 PF대출 만기를 6개월 연장했다. 기존의 대출 만기 기한은 지난해 12월28일까지였지만, 2025년 6월28일로 변경됐다.

시공을 맡은 에이스건설도 공사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PF사업의 경우 시행사가 분양 수익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고 난 뒤 시공사에 공사비를 지급한다. 해당 사업의 대출금 마저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공사비 회수가 지연돼서다.

에이스건설이 해당 지식산업센터와 관련 공사비는 지난 2023년 12월 말 누적 기준 347억원 정도다. 에이스건설의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347억원 규모의 공사비 유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2023년 12월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23억원을 기록해 그 전년도(-161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축역 인근에는 지식산업센터들이 몰려 있어 수요가 줄고 분양가도 초반보다 떨어지고 있는 곳"이라며 "수분양자들이 이 같은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낀 만큼 조기 준공을 사유로 공동 소송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