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브로드밴드가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등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재편에 본격 속도를 낸다. 주축 중 하나인 유료방송 사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익성 위주의 새판짜기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SK브로드밴드는 모기업인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DC) 기술력을 대거 접목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저성장 우려가 이어지는 IPTV 부문에서도 AI 성능 및 기능을 대폭 강화하며 가입자 유치에 힘쓸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과 국내외로 AI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다. 양사는 먼저 국내 거점마다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는 서초·일산·분당·가산 등 서울·경기권에서 데이터센터 6개소를 운영 중이다. 이 중 가산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12월 'AI데이터센터'로 탈바꿈했다. SK텔레콤이 미국 GPUaaS(GPU as a Serive) 기업 '람다'가 보유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SK브로드밴드가 운영 중인 가산 데이터센터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특히 SK텔레콤이 최근 SK브로드밴드를 4년 만에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사업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태광그룹 및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SK브로드밴드 지분 24.8% 전량을 인수했다. 이후 SK텔레콤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SK브로드밴드와 한 몸처럼 움직인 'AI데이터센터 사업부' 등을 격상시키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 의지를 피력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유수의 글로벌 통신사와 함께 하는 글로벌 텔코 AI 동맹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SK브로드밴드와 AI데이터센터 패키지를 해외에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SK텔레콤은 AI 솔루션을, SK브로드밴드는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AICC 패키지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B2B 매출 도약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가 자체 진행 중인 해저케이블 사업도 유의미한 진척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가 참여 중인 다국적 컨소시엄 'SJC2(Southeast-Asia Japan Cable 2)'은 국제 해저케이블 구축사업을 올 상반기 안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해저케이블로 아시아 9개국을 연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최근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브로드밴드로선 데이터센터와 함께 B2B 매출을 큰 폭으로 늘릴 수 있는 기폭제인 셈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완공해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데이터센터 사업은 SK브로드밴드의 운영 노하우와 SK텔레콤이 보유한 액침냉각 등 운영 기술 등을 적극 결합해 국내 거점을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B2B 확장 움직임은 주력 유료방송 산업이 둔화되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케이블TV 가입자가 역성장했고 IPTV도 1%대의 가입자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가입율 전반이 둔화하면서 같은 기간 유료방송 매출은 4830억원으로 0.8%에 불과한 성장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B2B 사업 부문이 5.4% 성장한 3400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주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점을 고려하면 신·구사업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중 유일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IPTV에도 SK텔레콤이 보유한 AI 기술 등을 적극 접목하며 실적 기여도를 다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업계 최초로 스포츠 채널 스포TV에 실시간 AI 기술을 적용해 UHD 초고화질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AI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 '슈퍼노바(SUPERNOVA)' 솔루션을 바탕으로 SK브로드밴드의 기술력이 더해진 결과다. 이 밖에 SK텔레콤의 생성형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B tv에 탑재해 편의기능을 극대화하는 등 다양한 협력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앞선 Btv 에이닷 사례처럼 IPTV 부문에도 꾸준히 힘을 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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