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전우종‧정준호 SK증권 각자대표이사가 다사다난한 임기의 끝을 앞두고 있다. 두 대표 모두 올해 리스크 관리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런데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두 사람의 연임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소다. 다만 두 사람이 연임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SK증권의 구조조정을 계속 책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SK증권에 따르면 전우종‧정준호 SK증권 각자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맞이한다. 전 대표는 2022년 12월 처음 취임했고 올해 3월 연임하면서 임기가 1년 추가됐다. 정 대표는 올해 3월에 대표로 첫 선임되면서 임기 1년이 보장됐다.
전 대표와 정 대표가 함께 선임됐을 당시 SK증권의 최우선 과제는 리스크 관리로 꼽혔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환경 악화 등의 영향으로 SK증권이 실적 하락을 겪었기 때문이다. SK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31억원을 냈는데 전년대비 26.8% 줄었다.
부동산 PF는 특정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해 그 사업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을 상환 재원으로 삼고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SK증권의 전체 영업부문 중에서는 IB(투자은행)에 들어간다.
SK증권은 부동산PF를 비롯한 IB부문 수익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2023년 전체 순수수료수익 1729억원 가운데 IB부문 비중이 66.7%에 이를 정도다. 그런데 지난해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부동산PF 사업도 부진했고 그만큼 SK증권의 실적 및 충당금 부담도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각자대표를 맡은 전 대표와 정 대표 모두 리스크 관리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전 대표는 SK증권에서 리스크관리실장을 역임했다. 정 대표는 취임 직전 SK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CRO)으로 일했다.
실제로 전 대표와 정 대표 선임 이후 SK증권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먼저 전국 25곳인 지점을 통폐합해 20곳으로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 전체 임직원 수도 올해 9월 기준 862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8명(4.2%) 감소했다.
특히 연봉이 높은 임원 수가 같은 기간 102명에서 77명으로 25명이나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SK증권은 전 대표와 정 대표의 취임 이후 조직을 개편하고 임원 체계를 새로 정비하면서 경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뼈를 깎는 노력에도 SK증권은 올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SK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손실 764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도 525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역시 적자전환했다.
SK증권의 실적 부진에는 부동산PF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의 영향이 컸다. 충당금은 예상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설정하는 금액으로 자본 지출에 반연된다. SK증권의 3분기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53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수익성이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해 3분기 실적만 봤을 때 SK증권은 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반면 부동산PF 비중이 컸던 교보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늘었고 다올투자증권은 흑자전환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6월 SK증권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각각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당시 SK증권 신용등급을 내린 이유 중 하나로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 관련 추가 대손비용의 발생 가능성을,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금융 충당금의 영향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각기 제시했다.
이런 상황은 전 대표와 정 대표의 연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SK증권이 올해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두 대표의 리스크 관리능력 역시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 대표와 정 대표가 자리를 지킬 가능성 역시 있다. 전 대표는 한 차례 연임했고 정 대표는 첫 임기를 보내고 있지만 1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SK증권이 현재 리더십을 유지하면서 구조조정을 지속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SK증권이 올해 3분기 순이익 10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도 두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희망을 비추는 요소다.
SK증권 관계자는 "올해 두 차례 조직을 정비하고 시장에 적극 대처하면서 손익구조 개선에 노력한 결과 고정비용이 줄었고 구조화 및 기업금융 부문의 투자 관련 수익도 늘어났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이전에 인식했던 투자 손실을 (3분기 재무제표에) 이익으로 환입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김신 전 SK증권 대표가 2014년 취임 이후 올해 3월까지 10년 동안 임기를 수행한 전례도 있다. SK증권은 2020년과 2022년에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0% 이상 줄어드는 실적 부진을 각각 겪었지만 이때도 김 전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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