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전북은행과 카카오뱅크, 광주은행과 토스뱅크가 공동대출 출시에 나선 배경에 iM뱅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격을 띈 '하이브리드' 은행을 표방하면서, 금융당국이 업권별 경쟁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에 지방은행과의 협업을 권고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M뱅크는 올해 초 지방은행이던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출범했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밝혔고, 올해 4월 영업을 개시해 비대면 플랫폼 위주의 고객 확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궁극적으로 전통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을 모두 갖춘 '뉴하이브리드' 은행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이러한 iM뱅크의 '하이브리드' 전략에 지방은행들이 경쟁할 수 있게끔 금융당국에서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공동대출 협업을 독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업권별 경쟁 활성화 기조에 따라 비대면 소매금융 시장에서 지방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월 광주은행과 토스뱅크가 은행 최초 공동대출인 '함께대출'을 내놓은데 이어 전북은행과 카카오뱅크도 공동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공동대출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앱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두 은행이 각각 대출 심사를 한 뒤 대출 한도와 금리를 함께 결정하는 구조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협업 모델로 지난 6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비대면 대출을 통해 지방은행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업력이 짧은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서는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여신 규모를 키우는 한편 지방은행으로부터 수수료수익을 얻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협력의 배경으로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을 꼽는다. iM뱅크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하면서 이에 견줄 사업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iM뱅크의 경우 지방소멸로 인한 지방은행의 위기를 시중은행 전환에서 찾았다. 대구은행은 올해 2월 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 6월 iM뱅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러나 소매금융은 비대면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과 차이가 크지 않다. iM뱅크는 200여개의 지점을 두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과 기존 은행을 결합한 '뉴하이브리드' 사업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소매금융은 모바일 플랫폼 중심, 기업금융은 '찾아가는 금융서비스' 중심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은행의 각 업권별 경쟁력을 강화하는 금융당국의 기조도 한몫했다. 실제로 iM뱅크가 비대면 대출을 통한 전국구 소매금융에 나서자 유사한 사업모델의 경쟁구도 필요성도 커졌다고 금융당국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공동대출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함께 밝히기도 했다. 당시 금융위 관계자는 "과점적 구조인 은행산업을 언제든 경쟁자 진입이 자유로운 경합시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금융당국 기조와 JB금융지주의 경영전략이 맞물리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공동대출을 통해 인터넷은행의 모객력과 지방은행의 대출여력을 결합, 금리혜택을 제공한다는 명목을 제시했다. JB금융은 2019년 김기홍 회장 취임 후 플랫폼과 손잡는 '플러그인(Plug-In)' 전략을 밀고 있다.
이에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동대출 출시 준비에 착수, 1년 만에 함께대출을 선보이게 됐다. 카카오뱅크와 광주은행의 경우 공동대출 출시 초기 논의 단계 수준이다. 대출 운영 방식이나 출시 시점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업계 최초의 공동대출 출시가 1년 안에 이뤄진 것은 금융당국의 지원과 압박이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즉시 경쟁구도에 합류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소매금융을 표방한 iM뱅크의 영업 개시가 상반기 안에 끝나면서 이에 견줄 사업모델인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공동대출 출시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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