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이달 예정된 회사채 발행을 무기한 연기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이번주 예정된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주관사에 통보했다. 당초 신한투자증권은 2500억원 규모의 2년물과 3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요예측은 오는 16일, 발행은 24일로 예정돼 있었다.
이번 발행 연기는 최근 발생한 ETF 선물거래 매매 손실 때문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장내 선물 매매와 청산으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ETF의 유동성 공급자(LP)가 투자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장내 선물매매를 진행하면서 과도한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를 감추기 위해 허위 스왑거래를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을 숨겼다. 스왑거래는 미래 특정 시점 혹은 특정 기간을 설정해 금융자산·상품 등을 서로 교환하는 것을 뜻한다.
해당 행위는 8월 2~10일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 기간 중 8월 5일은 '블랙 먼데이'라고 불리며 코스피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는데, 이로 인해 큰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본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의 이번 손실이 발생한 과정과 원인을 살펴보고 ETF 관련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 등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내부통제 시스템 등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김병한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간부 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횡령‧부정대출 등 각종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으로 하여금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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