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피 상장사 대호에이엘이 최대주주의 지배력 희석 우려에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등을 통한 전방위 자금조달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대호에이엘이 지속된 결손과 단기차입금 부담 탓에 지배구조 리스크를 감내해서라도 영업외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자금조달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루미늄 소재 제조업체인 대호에이엘은 지난달 23일 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The World Share(HK) Limited다.
앞서 지난 6월28일에는 상상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제20회차 CB를 발행했다. 총 2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두 달 사이에 조달하거나 조달키로 결정한 셈이다.
이 같은 자금조달은 운영자금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대호에이엘 관계자는 "운영자금을 위해 유동성을 미리 확보하는 조치"라며 "고환율·고금리가 이어지고 있어 유사시 대비해 원부재료를 구입하기 위한 자금"이라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건 이번 유상증자와 CB 발행이 최대주주의 지배력 희석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주 발행 물량이 최대주주 비즈알파의 특수관계인이자 1대주주인 김석진 씨의 지분율을 상회한다.
실제로 제20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003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전환가능한 주식 수는 997만89주다. 이는 전체 대호에이엘 지분의 12.86%에 달하는 물량이다.
여기에 대호에이엘이 예고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발행가액 1079원을 기준으로 926만7840주가 새롭게 발행된다. 이 경우 The World Share(HK) Limited는 유상증자 후 기준으로 대호에이엘 지분 12.06%를 보유하게 된다.
대호에이엘의 최대주주는 비즈알파다. 비즈알파의 보유 지분율은6.56%(443만1주)에 불과하다. 다만 비즈알파의 최대주주인 김석진 씨가 대호에이엘 지분 715만2000주(지분율 10.59%)를 보유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김석진 씨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셈이다.
자금조달이 완료되면 발행되는 신주 물량만 1대주주인 김석진 씨의 지분을 넘어선다. 단순 계산해도 유상증자 완료 후 김석진 씨는 9.3%, 비즈알파는 5.76%로 각각 보유 지분율이 하락한다. 제20회차 CB 역시 전환되면 김석진 씨와 비즈알파의 지분율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유상증자와 CB 발행으로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대호에이엘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지배력 희석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부 차입이 아닌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 배경으로 대호에이엘의 재무상태를 꼽고 있다.
대호에이엘은 알미늄코일(Coil)과 판재(Sheet) 등을 생산한다. 알루미늄 잉곳(AL-INGOT)이라는 원재료를 가공해 자동차부품이나 전기전자부품, 주방용품업체 등 160여개 업체에 납품한다. 원재료인 알루미늄 잉곳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등 외부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대호에이엘은 외환차손과 이자비용 탓에 순이익 축적이 더딘 실정이다. 본업에서는 일부 수익을 내고 있다. 2021년 18억원, 2022년 93억원, 2023년 84억원, 올해 1분기 17억원 등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하지만 외환차손 및 이자비용이 매년 50억~70억원에 달해 당기순이익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영업외비용 탓에 순이익이 쪼그라들었고 결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호에이엘은 지난해를 제외(이익잉여금 1억원)하고 2013년부터 매년 결손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다시 2억원의 결손 상태로 돌아선 상태다.
이번 자금 조달이 영업외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대호에이엘의 단기차입금은 420억원이다. 이자율은 6% 안팎에 달한다. 이자비용만 연 36억원가량이다. 비교적 금리가 낮은 장기차입금은 없다. 반면 제20회차 CB의 표면이자율은 1% 수준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3자배정 대상자인 홍콩계 유한회사 The World Share(HK) Limited의 실체가 불분명한 탓이다. 총자산 역시 6300만원에 불과해 페이퍼컴퍼 가능성이 크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은 오는 8월30일이다.
대호에이엘 관계자는 "최근 연이은 조달은 경영권 판단에 따른 조치"라며 "과거 대비 실적과 재무구조가 많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주력인 알미늄 사업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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