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전방산업 개선에 따른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적 도약이 한층 늦춰지면서 올 하반기 재고자산이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성능테스트를 진행 중인 HBM이 품질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악성재고가 쌓일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53조3477억원으로 지난해 말(51조6259억원)보다 1조7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D램·낸드플래시 등 주요제품 가격이 급상승함에 따라 재고자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영향과 함께 HBM 사업이 정체기에 빠진 영향을 받았다. 실제 D램과 낸드플래시의 재고량은 감소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HBM 관련 재고 부담이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 측이 진행 중인 5세대 'HBM3E' 품질인증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달 초 삼성전자 HBM 품질검증 실패설을 일축하면서도 "빨리 테스트가 완료되길 원하지만 납품까진 아직 기술적 절차들이 남아 있어 인내가 필요하다"는 미묘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시장 한 관계자는 "통상 품질인증이 1000시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데다 퀄리티 불충족 문제로 한층 지연되게 된다면 그만큼 인증에 실패한 악성재고가 쌓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진적인 낸드 재고 털이에도 한편에선 HBM 악성재고가 쌓이는 불쾌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며 "HBM은 그 자체가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기술 난도가 높은 만큼 퀄리티와 수율을 빠르게 확보해야 시장 지배력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HBM 경쟁사들의 약진도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최근 메모리 업계 '만년 3위' 기업인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의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HBM3E 인증을 획득한 만큼 삼성전자가 품질테스트를 통과해도 납품할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마이크론의 캐파(생산능력)는 미국 내수 물량이라 할 정도로 크지 않지만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 방심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종합반도체란 특성이 장점보단 맹점으로 다가올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제품 양산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경쟁을 이어온 만큼 재고 관리에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품질인증 단계에서 나올 수 있는 추측의 일환"이라며 "현재 검증 단계인 만큼 퀄리티 검증 부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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