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중국이 효율성과 질적 성장을 목표로 한 철강산업 개편을 시도하면서 국내 철강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가 이전 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친환경 투자는 중국 철강사의 가격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 최경희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중국 수급상황이 야기한 국내 석유화학·철강산업의 구조적 변화' 세미나에서 "중국의 산업구조 재편으로 향후 국내 철강산업 내 공급 리스크는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전세계 조강의 50%는 중국에서 생산한다.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2022년 기준 약 10억톤으로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성숙기에 접어들어 양적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이후 중국 내 철강사 인수합병은 가속화하고 있고, 정부는 구조조정을 적극 장려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이같은 산업구조 재편으로 중국의 수출량이 줄어들 수 있고, 이는 국내 철강 산업의 공급 리스크 문제를 해소시켜 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중국의 수출 여력은 이미 예년같지 않은 상황이다.
철강재 순수출 규모는 1억톤에 달한 뒤 점진적으로 축소됐으며 초과생산설비는 2015년 5억톤에서 2021년 3억톤으로 줄었다. 그간 중국의 공급량에 따라 국내 철강사의 실적 변동폭이 컸지만, 앞으로는 철강 수요가 철강사들의 실적을 좌우할 것이란 진단이다.
코로나19 이후로 중국을 향한 환경문제 압박도 심화됐다. 중국도 이에 부합하는 친환경 생산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이 일환으로 전기로 생산 비중을 15%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현재 중국 내 철강 제품의 약 90%는 고로 생산 제품이다. 향후 고로 생산 비중은 축소될 전망이다.
전기로 생산 비중이 15%까지 높이지면 2025년까지 전기로강 생산에만 추가로 약 5000만톤의 철스크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 내 철스크랩 각격은 중기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중국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세도 이전 보다 축소될 수 있다.
최 책임연구원은 "중국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중국 철강사들의 가격경쟁력은 과거 대비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산업구조 재편은 실현까지 길게는 10년 소요되는 장기 로드맵이다. 이에 중국의 변화가 국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중국의 산업구조 재편에 따른 효과가 단기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산업 구조 개혁의 방향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국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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