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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에 눌린 SK하이닉스 영업익…신상필벌 '흔들'
김주연 기자
2026.05.12 08:00:18
영업이익서 성과급 10% 선반영…개인 성과 연동한 성과체계 고도화 必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1일 15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사진 출처=SK하이닉스)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영업이익 일부가 향후 성과급 지급을 위한 충당금으로 선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는 구조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구조가 미래 투자 여력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경쟁 속 핵심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개인별 성과를 반영해 신상필벌 중심의 보상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37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405.5% 증가한 규모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 제품이 수익성을 견인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영업이익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금액을 충당금으로 제외한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발표 전 증권가에서 제시한 컨센서스 역시 이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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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향후 10년 동안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분기별 영업이익의 일부를 성과급 지급을 위한 충당금으로 설정했다는 분석이다. 충당금을 제외했을 때 SK하이닉스가 이번 1분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약 41조원으로 추정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1분기부터 직원들에 대한 영업이익 10% 지급을 감안한 충당금이 매출원가와 판관비에 반영된다"며 "실제 영업이익은 41조8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며, 시장의 실적 예상치 역시 이를 이미 감안한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미래에 지급할 성과급을 해당 성과가 발생한 회계 기간의 비용으로 미리 인식하는 것은 합리적인 회계 처리 방식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영업이익의 10%라는 내용이 명시된 만큼 실적에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이익이 미래 투자 부담과 재무 구조, 주주환원 여력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이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자동 연동하는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수치로, 금융비용과 세금, 환손익 등 영업외 요소가 반영되기 전 단계의 이익이다. 이 때문에 기업의 실제 순이익이나 현금 여력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데도 이를 성과급 산정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처럼 대규모 설비투자(CAPEX)와 연구개발(R&D)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업종에서는 단기 영업이익 증가분을 곧바로 인건비와 연동할 경우 향후 투자 재원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황 변동성이 큰 산업 특성상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여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인센티브는 사후적 이익 분배의 성격이 강하다"며 "그러나 영업이익에서 이를 고려하지 않고 성과급을 분배한다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자동 연동하는 방식이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 영업이익보다는 주가와 기업가치, 총주주수익률(TSR), 경제적부가가치(EVA) 등 장기 성과 지표를 함께 반영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홍 교수는 "글로벌 기업들은 단순 영업이익이 아니라 주가와 생산성, 기업가치 등을 함께 반영해 성과보상 체계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글로벌 기준과 추세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체계를 단순 비용 증가보다는 인재 확보와 조직 결속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핵심 인력 유출을 막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공격적인 투자와 과감한 보상 체계를 통해 핵심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시장 우위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번 성과급 상한폐지도 최 회장의 결정으로 인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 스타일 자체가 선이 굵은 경영자에 가깝다"며 "초격차 유지와 인재 확보 차원에서 과감하게 베팅한 측면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구조가 개인별 성과보다 회사 전체 실적에 연동되는 방식인 만큼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성과보상 체계는 원래 개인별 성과를 세분화해 차등 지급하는 방향이 맞는데,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구조는 인센티브 본래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향후에는 신상필벌 측면의 성과보상 체계를 보다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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