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던 미국계 올드톰캐피탈이 자격 기한 내에 조달에 실패하며 우선권을 상실했다. 올드톰은 미화로 31억 달러(3.1 billion dollar)를 제시해 우협이 됐지만 자금조달을 절반 이상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지분을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올드톰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만료된 것을 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우선권은 100일 가량 지속되고 센트로이드가 올드톰에 부여한 기간은 이를 넘어서지만 이 시한 내에 자신들이 제시한 금액을 조달하지 못한 관계로 기한이익 상실(Event Of Default)을 통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올드톰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본입찰에 미화로 31억 달러를 제시하면서 우선협상자가 됐다. 그러나 그 사이 시장의 금리가 상승했고, 중동분쟁이 격화하더니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까지 벌어지자 금융 시장이 완전히 경색돼 자금조달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4월 내에 완전한 휴전에 도달하겠다고 발언했지만 시장은 이를 완전히 신뢰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이런 맥락에서 올드톰은 협상 기한을 몇차례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고, 센트로이드도 시한 지연을 다소 용납했지만 임계점 기한 내에 끝내 자금 증빙을 위한 인수확약서(LOC)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드톰은 테일러메이드 인수 의지를 완전히 꺾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테일러메이드 투자자이자 2대 주주라고 볼 수 있는 국내 패션기업 F&F에 공동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창수 F&F 회장은 가격적인 문제를 들어 현재로서는 거부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상승으로 인해 31억 달러라는 금액이 한화로는 4조5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 수준으로 등락하고 있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올드톰이 우협으로 선정된 때부터 이 가격을 재무적 투자자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올드톰은 골프 산업에 특화된 미국계 투자 플랫폼이지만 설립 자체가 2022년으로 고작 3년 차에 5조원에 가까운 거래를 수행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얻었기 때문이다. 올드톰은 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 성격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벤처 클럽 기반 자금 구조로 운영되지만 이 규모의 거래를 수행한 적은 없다. 그동안 그로쓰 투자 위주로 거래를 진행해왔고, 바이아웃 트랙레코드가 전무했던 만큼 조 단위 거래의 자금을 단기간에 모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센트로이드와 매각 주관사인 제프리스는 거래 종결 능력이 불분명한 원매자를 우협으로 내세운 과오를 범하게 됐다. 매각가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를 갖고 클로징 리스크가 있는 후보를 골랐지만 결과적으로 거래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센트로이드는 가격 기대치를 각인시켜 거래가 결렬되더라도 다른 원매자와의 협상이나 재매각 과정에서 이를 기준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곳을 후보로 내세워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 한 것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올드톰 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기관투자자(LP)들의 출자 심리를 위축시켜 자금 모집의 걸림돌이 됐다는 입장이다. 대외 변수로 인해 조달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 것이다.
센트로이드는 현재 올드톰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원매자들과 접촉하며 딜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기존 전략적 투자자(SI)인 F&F가 보유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가 핵심 변수로 남아 있어 매각 측이 협상의 주도권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차례 가격 거품 논란이 불거진 만큼 가격보다 실질적인 자금 동원 능력이 최우선 검증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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