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상위 5개사의 순자산 합계가 지난 1분기에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하면서 증시 상승과 함께 관련 시장의 파이가 10년 만에 10배 이상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시장은 자금과 상품이 소수 상위 운용사에 집중돼 오히려 공고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2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2026년 1분기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전체 28개 자산운용사의 순자산총액(AUM)은 360조704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63조5645억원(21.39%) 증가한 규모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10월 출범 이후 24년 만인 올해 1월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상품 수도 1088개까지 확대되며 양적 성장을 이어갔다.
성장 속도 역시 가파르다. 2016년 23조9785억원 수준이던 시장은 ▲2021년 73조9675억원 ▲2022년 78조5116억원 ▲2023년 121조657억원 ▲2024년 173조5639억원 ▲2025년 297조1401억원으로 빠르게 불어났다.
ETF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ETF는 전체 펀드와 투자일임을 합친 운용자산(2359조2133억원)의 15.29%를 차지했다. 최근 자금 유입이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ETF는 국내 증시의 핵심 자금 흡수 창구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 톱5 시장 점유율 90%…대형사로만 몰린다
시장 확대는 상위 운용사가 주도했다. 상위 2개사의 점유율이 70%를 웃도는 가운데 범위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상위 5개사로 넓히면 집중도는 극단적이다.
이른바 톱5 운용사의 순자산은 1분기 총 326조4039억원으로 전체의 90.49%에 달한다. 사실상 ETF 시장 대부분이 소수 운용사에 의해 점유된 모습이다. 파레토 법칙(80:20 법칙)처럼 전체 결과의 80%가 상위 20%의 핵심 원인에서 발생한다는 경제·사회 현상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과 그 이하 운용사 간 격차도 뚜렷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28조7296억원)과 KB자산운용(25조6965억원), 신한자산운용(14조8801억원) 이후로는 대부분 5조원대로 내려가며 규모 양극화가 심화됐다.
이런 쏠림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최근 5년간 톱5 자산 비중은 ▲2021년 91.27% ▲2022년 93.33% ▲2023년 92.25% ▲2024년 92.77% ▲2025년 90.69%로 줄곧 90% 안팎을 유지했다.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됐지만 성장 과실은 상위권에 집중되며 구조는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다.
◆ 늦게 출발한 중소형사엔 사실상 진입장벽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성장 과실이 상위 운용사에 집중되면서 구조적 한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ETF 시장이 유통 채널과 브랜드 경쟁력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중소형 운용사나 신규 사업자의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조가 고착될 경우 상품 다양성 저하와 경쟁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펀드 시장 성장이 ETF에 크게 의존하는 가운데 운용사 쏠림과 실적 격차 확대, 과당 경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테마형 ETF 흥행 사례가 있었지만 차별화된 전략 없이는 후발 주자가 자리 잡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다양한 플레이어가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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