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미국 전력망 노후화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은 한국 전선·전력기기 업체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전망이다. 변압기·케이블·차단기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미국의 송·변전 인프라 교체 수요를 적극 공략할 수 있어서다.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2026년 딜사이트 한-미 전력망 포럼(MAEGA)' 오후 세션은 '에너지 안보 확립과 전력망 구축 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이성학 한국전력공사 계통정책기획실장의 '에너지 환경 변화와 국가기간 전력망'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LS전선과 대한전선,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전선·전력기기 업체 실무진도 강연자로 나섰다.
우선 이 실장은 "효율적인 에너지시스템 확보 여부가 국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시대에 맞춰 국가기간 전력망을 새롭게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력망 확충으로 지역 간 전력을 융통해 공간적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력계통 안정화 설비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했다.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본부장 상무는 AI·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로 미국의 전력 수요 급증이 국내 전력기기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전력망이 노후화와 병목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제때 감당하지 못하면서 송·변전 인프라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변압기·케이블·차단기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춘원 대한전선 해저부문 전무는 미국 전력망 노후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송전망 70%는 1960~70년대 구축된 이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일부 설비는 80년 이상 사용 중"이라며 "전력 설비 기대 수명이 통상 40년임을 감안하면 이미 2배를 초과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가 넓은 만큼 계통 간 연계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지적, 이를 해결할 핵심 대안으로 초고압직류송전(HVDC) 송전망을 꼽은 그는 "국내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변압기 제조사가 미국 전력 유틸리티사의 납기·비용·공급 안정성을 책임지는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준 효성중공업 전력PU 미주영업팀장은 변압기 공급 리드타임이 장기화되는 만큼 제품 표준화와 공급망 증설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송전망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병목현상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더블피크와 맞물려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관세와 인허가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AI 확산에 따른 글로벌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망 산업을 경기 순환형 업종이 아닌 장기 성장 산업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준석 HD현대일렉트릭 전력기기 해외영업2부서장은 "미국 전력기기 시장은 더 이상 사이클 산업으로 보기 어렵고 뉴노멀 국면에 들어섰다"며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 전력기기 시장의 강세는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종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각계 전문가와 관계자 등 200여명이 마련된 자리를 빼곡히 채웠다. 이승호 딜사이트미디어그룹 의장은 "이 자리가 한국과 미국의 전력망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대한민국 전력 산업의 청사진을 세우는 실질적인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며 "딜사이트도 여러분의 든든한 파트너로서 에너지 강국으로 가는 길에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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