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앞으로 펼쳐질 '원전 르네상스 2.0'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참여해야 할 시점입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으로 미국 내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전 개발 필요성이 커지면서 공급망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이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전·전력망 전반을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팀 코리아' 차원의 미국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존 토메이 메이어 브라운 파트너는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전력망과 에너지 안보' 포럼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원전 개발 참여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이 가진 역량과 경험은 매우 큰 가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력 비용은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촉발한 요인은 '인공지능(AI) 혁명'으로, AI 모델을 운용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원전 계약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6억달러를 투입해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200억달러 규모 데이터센터를 원전과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트럼프 정부의 친원전 정책 기조와 맞물린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100기가와트(GW)에서 400GW까지 확대하고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아울러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개혁, 원전 건설 허가 완화 등 행정명령도 시행했다. 정부 대출, 보조금, 세액공제 등 정책 금융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토메이 파트너는 "현재 트럼프 정부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추진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지난해 한 해에만 32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가 취소됐고 이는 전력 비용 상승과 전력망 안정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주목받는 분야는 소형모듈원전(SMR)이다. 소형모듈원전은 전기 출력 300메가와트(MWe)급 소형 원자로로 기존 원전보다 출력 규모는 작지만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메이 파트너는 "SMR은 미국 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금융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며 "APR1400과 같은 대형 원전은 건설비가 150억달러 수준인 반면 300MW급 SMR은 40억~50억달러로 관리 가능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원전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핵심 플레이어로 활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축적한 원전 건설·운영 관리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기업들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등을 통해 원전 구축 경험을 축적하고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원전 관련 풀스택 공급망이 부족한 반면 한국은 이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 기업은 원전 개발뿐 아니라 송전망 구축, 숙련 인력, 자금 동원 능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수력원자력, 삼성물산, 두산, 포스코 등이 미국 기업과 협력해 원전 개발 및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토메이 파트너는 "미국이 겪었던 가장 큰 문제는 원전 공급망이며 전력망 측면에서도 경험과 숙련 노동력이 부족하다"며 "반면 한국은 케이블 설계와 엔지니어링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원전 확대 흐름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려면 ▲지분 투자와 프로젝트 공동 개발 ▲핵심 부품 제조와 공급망 참여 ▲원전 운영 서비스 경험 ▲장비 공급, EPC 건설 경험 ▲정책 금융 참여 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토메이 파트너는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기술, 인력, 금융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장비 공급, 기술, 원전 건설 관리, 프로젝트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정책 지원 강화와 AI발 전력 수요 급증, 서방 국가들의 건설 역량 부족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이례적인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업들은 검증된 원전 수행 능력과 대규모 제조 역량, 철저한 공사 관리 능력 등을 기반으로 현재 미국에서 여러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토메이 파트너는 한국이 미국의 '원전 르네상스 2.0'에 필요한 핵심 파트너로 자리할 수 있는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했다.
토메이 파트너는 "한국은 장비 공급, 기술 제공, 금융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며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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