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하나벤처스와 UTC인베스트먼트에서 대표를 역임한 김동환 넥시드벤처스 대표가 독립후 처음으로 모태펀드 정기 출자사업에서 하나벤처스와 격돌했다. 넥시드가 전 하나벤처스 인력들로 구성된 만큼 하나벤처스가 과거 인력들과의 자존심을 건 경쟁 구도에 놓였다는 평가다. 이번 재도전 계정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흥행했는데 출자 금액이 많고 특정 업계 관련 투자 요건이 없다는 점에서 중소형 하우스들의 인기를 끈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넥시드는 솔트룩스벤처스와 공동운용 컨소시엄(Co-GP)을 이뤄 모태펀드 1차 정기 출자사업 재도전 계정에 지원했다. 이번 재도전 계정에는 넥시드를 포함한 17곳의 하우스가 몰렸는데 이들이 결성하겠다고 제안서를 내민 펀드 예상 규모만 4878억원에 달한다. 한국벤처투자가 목표했던 2000억원을 2배 웃돌며 흥행에 성공했다.
양재혁 대표가 이끄는 현재 하나벤처스는 하나에스앤비인베스트먼트와 Co-GP 형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펀드레이징보다 조직 개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거대 정책자금이 풀리는 만큼 모태펀드에 지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에스앤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서비스를 공급하는 하나마이크론 계열의 신기술금융사다. 하나벤처스는 드라이파우더 여력이 있고 자금을 공급해 줄 수 있는 금융 모회사가 있어 GP커밋(운용사출자금)은 충분한 상황이었다. 최근 전문 인력이 이탈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부문이 약화해 전문성이 확고한 하우스와 협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 하나벤처스 인력들이 포진해 있는 넥시드도 이 분야 펀딩에 나섰다. 모태펀드는 출자예산 1200억원을 자조합별로 100억~200억원씩 나눠 약 8개 위탁운용사(GP)를 선정할 예정인데 17개 하우스 중 9곳이 떨어지는 경쟁 구도가 조성됐다. 출자심의회에서 출자 계획이 변동될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재도전 계정이 흥행한 만큼 탈락하는 하우스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벤처스가 탈락한다면 조직 개편 이후 이전 인력들에 밀려 콘테스트에서 떨어졌다는 지적을 얻게 된다.
넥시드는 김동환 대표를 필두로 정지웅 상무와 홍준택 이사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동환 대표는 하나벤처스 초대 대표를 역임한 후 UTC에서 대표직을 역임하며 벤처 업계에서 투자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정 상무는 김 대표와 함께 하나벤처스 설립을 이끌었고 경영기획본부장까지 오르며 백오피스 부문에서 역량을 입증한 인물이다. 홍 이사는 하나벤처스에서 ▲푸딩코퍼레이션 ▲트라이펄게임즈 ▲시프트업 등 인공지능(AI)·콘텐츠·게임 분야 굵직한 포트폴리오를 발굴했다.
재도전 계정은 그간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기피하는 계정으로 유명했다. 사업 실패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고난도 투자 계정인 만큼 투자 기업을 찾는 게 쉽지 않아서다. 펀드 운용 난이도가 높은 데 비해 기준수익률이 3%로 가장 낮다는 점도 지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올해는 출자 규모가 3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확대되고 투자 요건이 완화돼 지원 하우스가 크게 늘었다. 이번 재도전 계정에는 프로젝트를 전환한 사업 실패 기업이 주목적 투자 대상으로 추가됐다. 투자 요건이 까다롭다는 업계 의견을 한국벤처투자가 받아들인 셈이다. 특히 정부가 재도전 펀드를 2030년까지 1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관련 분야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으려는 중소형사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대상이 특정 업계로 제한돼 있지 않아 소형 하우스들이 향후 폭넓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도전 계정에 지원한 한 VC 관계자는 "모태펀드 정기 출자 사업 설명회에서 재도전 분야 사업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지원했다"며 "투자 기업에 대한 조건이 까다롭지만 특정 업계에 치중되지 않아 오히려 자유도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