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나영 기자] 중동발 불길에 치솟은 기름값, 주식시장을 덮치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습니다. 특히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784.67포인트(1.61%)나 빠지며 4만8000선 아래로 내려앉았어요. 전날 잠시 반등하며 숨을 고르는 듯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겁니다.
증시를 끌어내린 주범은 급등한 국제 유가였습니다. 이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며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브렌트유 역시 5% 가까이 오르며 85달러 선에 올라섰습니다. 이번 주에만 WTI는 20%, 브렌트유는 18%가량 급등했는데, 이는 2022년 3월 이후 주간 단위로 가장 큰 폭의 상승세입니다.
이렇게 기름값이 갑자기 뛴 이유는 이란이 유조선을 미사일로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휴전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며, 협상할 이유도 없다"고 밝히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어요.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는 순간, 다우 지수가 1000포인트 가까이 순식간에 밀려날 정도로 시장은 유가 움직임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와 엇갈린 기업들의 운명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세계 경제의 '혈관'이라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이곳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좁은 길목인데요. 이란과의 갈등으로 이 통로가 막히거나 위험해지면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생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함을 동원해 민간 선박을 호위하고 위험 보험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부채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렸습니다. 특히 보잉(Boeing)과 캐터필러(Caterpillar) 같은 종목들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보잉은 기름값이 오르면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져 비행기 주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캐터필러는 전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중장비 수요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반면, 어두운 시장 속에서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2% 넘게 오르며 빛을 발했습니다. 워런 버핏의 후계자인 그렉 아벨 CEO가 2024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다고 밝혔거든요. 그렉 아벨 CEO 본인도 사비 1500만 달러를 들여 회사 주식을 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주었습니다. 결국 시장 전체가 흔들려도 기초 체력이 튼튼하고 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은 살아남는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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