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나우로보틱스'가 산업용 로봇 양산을 앞두고 생산 인프라를 확충했다. 향후 양산이 본격화되면 외형 성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생산능력 확대가 재무구조 악화를 동반한 만큼 외형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속도'와 '안정성'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나우로보틱스는 자회사 한양로보틱스의 생산시설을 활용해 통합 생산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한양로보틱스는 지난 1월 30일 나우로보틱스가 자회사로 편입시킨 산업용 로봇 기업이다.
주목할 부분은 운영체계 통합이 인수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는 점이다. 나우로보틱스가 발 빠르게 인수회사의 생산시설을 활용한 배경에는 글로벌 전장부품기업 Z사와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협력 체계가 있다. 설계와 제조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ODM 제품 양산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생산능력 확충이 시급했다는 설명이다.
나우로보틱스가 한양로보틱스 인수 과정에서 눈여겨본 것은 5000평 규모의 생산시설이다. 양사가 모두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별도 설비 투자 없이 즉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는 신규 공장 신설에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간 비용을 단축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다만 Z사 대상 양산 체제 전환은 당초 예상보다 다소 지연된 상태다. 나우로보틱스는 해당 고객사에 대한 양산 전환이 이르면 2025년 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정이 일부 조정됐다. 나우로보틱스 측은 현재 지연이 생산능력 부족 때문이라기보다 테스트 및 품질 검증 절차에 따른 일정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시제품 생산은 완료됐으며 현재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나우로보틱스는 올해 Z사에 한해서만 약 55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127억원)의 44% 수준이다. 2027년에는 Z사 대상 매출 규모가 1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형 성장 기대와 별개로 우려도 없지 않다. 대규모 수주 대응 여력 확대가 적자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이뤄진 탓에 관리종목 리스크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나우로보틱스는 한양로보틱스를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향후 흡수합병이 마무리되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나우로보틱스의 자본총계는 162억원이다. 한양로보틱스의 경우 아직 결산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보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2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단순 합산 기준으로는 합병 이후 자본총계가 -64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실제 자본 변동 규모는 합병비율, 영업권 인식 여부, 자산 재평가 등 회계 처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4분기 실적에 따라 자본잠식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우로보틱스는 기술특례상장사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관련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대해 일정 기간 유예를 적용받는다. 그러나 이번 사안의 핵심 리스크는 법차손이 아니라 자본잠식이다.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별도 기준 자본잠식률 50% 이상)에는 유예가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단기간 내 자본 확충이나 흑자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적 흐름도 녹록지 않다. 나우로보틱스는 지난해 잠정 기준 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폭이 188% 확대됐다. 제조원가 상승과 광고·하자보수비 증가, 대손충당금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아직 결산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은 탓에 구체적인 수치 파악은 어렵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채권에 약 15억원의 대손충당금이 설정된 상태다.
나우로보틱스 측은 수익성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Z사와의 ODM 계약 과정에서 원자재를 상대적으로 낮은 단가에 공급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산업용 로봇 구동부에 해당하는 모터와 앰프 부품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10~17% 수준의 단가 인하율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부자재 대량 매입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나우로보틱스는 상장 당시 2027년까지 매출원가율을 약 65%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드웨어 제조 비중이 높은 에스피지, 라온테크 등의 매출원가율이 통상 70~80%대인 점을 감안하면 60%대 중반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여기에 판관비까지 고려했을 때 나우로보틱스가 약 10%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나우로보틱스 관계자는 "Z사를 비롯해 대규모 주문이 들어오는 건들에 대해 현재 보유 중인 공장 규모에서는 대응이 어려웠지만 한양로보틱스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대응 여력이 충분해졌다"며 "수익성의 경우 매출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Z사와 ODM 거래 과정에서 원자재를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계약을 진행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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