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은 대형 거래를 중심으로 빠르게 고도화됐지만 기업가치 1000억원 이하 중소·중견기업(SME) 영역은 여전히 개인 네트워크와 브로커 중심 거래 비중이 적지 않다. 회계법인과 일부 자문사가 관련 거래를 수행하고 있지만 수요자 입장에서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최근 중소기업 승계 문제 등으로 해당 영역의 매각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연결하고 구조화할 전문 자문 인프라는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넥서스M&A솔루션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하우스다. 김광노 넥서스 대표는 12일 "국내 라지캡 시장은 투자자와 딜메이커가 충분히 존재하지만 기업가치 1000억원 이하로 내려가면 선택 가능한 옵션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형 거래는 글로벌 IB와 회계법인이 경쟁하는 반면 SME M&A 영역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 전문 자문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자에게 기업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물인 만큼 중소형 M&A 시장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고자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 컨설팅·PE 거쳐 창업…일본 SME 시장 벤치마크
넥서스는 지난해 4월 출범한 M&A 자문사로 기업가치 50억~1000억원 규모의 스몰·미들마켓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김 대표는 AT커니와 베인앤컴퍼니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사모펀드(PEF) 운용사 UCK파트너스에서 투자 업무를 수행했다. 인수 검토부터 인수후통합(PMI), 엑시트 전략까지 M&A 전 과정을 경험한 점이 자문사 설립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가 주목한 시장은 일본이다. 일본은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 문제를 계기로 중소기업 승계형 M&A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고, 전문 중개 및 자문사가 등장하며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SME 시장을 전담하는 자문·중개 기관만 수백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국내는 최근 들어 승계 문제를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단계다. 공공 영역에서 관련 제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민간 자문 시장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 김 대표는 "일본은 창업 1·2세대 고령화로 승계 수요가 늘면서 제도적 기반과 시장 참여자의 신뢰도가 함께 형성됐다"며 "현지 파트너들과 논의해보면 현재 한국 시장이 일본의 초기 단계와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초기 단계에서 레퍼런스를 축적한다면 장기적으로 SME M&A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이끄는 딜메이커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맞춤형 투자논리 설계…"중개 아닌 소통"
김광노 대표는 넥서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맞춤형 투자 논리 설계'를 꼽았다. 일부 SME M&A 시장에서는 동일한 조건의 거래를 다수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방식이 활용되지만 넥서스는 투자자의 성향과 투자 목적에 맞춰 투자 논리와 딜 구조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능동적 접근에 초점을 둔다.
그는 "투자자마다 의사결정 구조와 선호가 다른 만큼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투자자 관점에서 중요하게 보는 요소를 이해하고 이를 거래 구조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SME M&A는 창업자의 향후 경영 방향과도 연결되는 만큼 투자 이후 운영 가능성까지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넥서스는 딜 진행 과정에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니즈 변화를 조율하고 협상이 교착될 경우 새로운 구조와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딜을 관리한다. 김 대표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딜에서는 상황 변화에 따라 의사결정의 방향이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며 "적시에 소통하지 못하면 딜이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변화의 흐름을 읽고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컨설팅과 PE 경험을 통해 가설 기반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자연스럽게 축적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넥서스는 설립 초기임에도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최근 키스톤PE와 웅진프리드라이프가 웨딩업체 티앤더블유(TNW)를 인수하는 거래에 참여해 웅진의 신규 사업 진출 수요를 파악하고 공동투자 구조 형성에 기여했다. 회사 측은 이를 기반으로 SME M&A 시장에서 구조 설계 역량을 갖춘 자문사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 일본 크로스보더 한 축…"PMI 관점 필요"
넥서스의 또 다른 전략 축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크로스보더 M&A다. 주요 타깃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약 1000억원 내외 규모의 스몰·미들마켓이다. 국내 중견·중소 제조기업들의 해외 인수 수요는 늘고 있지만 문화적 차이와 협상 방식의 간극, 인수 이후 통합(PMI)에 대한 인식 차이로 거래 성사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특히 일본 SME는 창업자 중심 경영 구조가 강하고 기업의 역사와 고용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가격이나 조건 중심 접근만으로는 협상이 진전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한국과 일본 간 SME 크로스보더 M&A 시장에서는 아직 유의미한 레퍼런스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넥서스는 일본 현지 M&A 자문사 및 네트워크 파트너들과 협업 구조를 구축해 매도자 측 기대치와 의사결정 방식을 사전에 파악하고, 국내 투자자에게는 PMI 관점에서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 기업은 PMI의 구체성과 경영 철학의 연속성, 조직 간 조화를 직접적인 소통과 관계 형성을 통해 확인하려는 성향이 있다"며 "초기부터 가격 중심으로 접근할 경우 대화 자체가 진전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파트너를 통해 매도자 측 센티먼트를 사전에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실제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향후 넥서스의 방향성으로 SME M&A 시장의 전문성 제고와 인재 밀도 향상을 통한 시장 선순환 구조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일본은 라지캡부터 미드·스몰캡까지 각 영역별로 투자자와 자문사가 촘촘히 형성돼 있지만 국내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국내 SME M&A 시장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초기 단계부터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정교하게 구축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레퍼런스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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