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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SK가 소송비만 200억…리스크 커지는 美소송
서재원 기자
2025.12.11 16:00:16
⑥ 승소해도 보상금 수십억 수준인데 미국만 배불리기…당초 예상 5배에도 낙장불입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9일 0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전경. (제공=SKC)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SK넥실리스가 솔루스첨단소재를 겨냥해 해외에서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가운데 관련 제비용이 이미 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끼리 해외 관할지에서 남의 나라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넥실리스와 모회사인 SKC는 소송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회수할 실익이 제한적인 데다 향후 시장 주도권을 회복하는 것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승소 여부와 관계 없이 이번 소송으로 SK넥실리스의 재무적 부담은 가중될 거라는 우려를 얻는다. 


8일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번 솔루스첨단소재와의 특허 침해 소송에서 누적 200억원 이상의 소송 비용을 이미 치른 것으로 전해진다. SK 내부에서는 당초 SKC 법무실이 산정한 소송비는 30억~40억원 수준이었지만 SK넥실리스의 실적이 워낙 부진한 상황인데 비해 경쟁사의 수주가 연이어 발생하자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관할 소송 경험이 있는 백오피스단에서 뭐라도 해보겠다고 나서면서 시작된 계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현금흐름이 말라가고 있는데 수년간 지출한 해외 소송비가 예상의 다섯배가 넘게 집행되자 내부에서도 일을 위한 일을 벌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SKC는 과거 LG엔솔과의 특허 소송을 치르면서 미국 관할 소송의 노하우를 비싼 값에 익혔다"며 "당시 LG와 SK가 소송에 지출한 제비용이 2000억원에 달했는데, 이것이 SK의 패소로 귀결되면서 온전히 한쪽의 부담이 됐고 SK 실무진은 아마도 200억원의 현 솔루스첨단소재 관련 소송비도 추후에 솔루스 측의 부담이 될 거라 예상하면서 과감히 지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SK는 LG와 소송 결과 당시 합의금으로 2조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제비용이 전체의 10% 가량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천문학적으로 치솟는 까닭은 국제 특허 소송에서 발생하는 변호사 비용과 증거 수집, 전문가 증인 비용 등은 물론이고 소송가액에 비례한 인지대 등이 포함된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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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에서는 SK넥실리스와 SKC가 벌인 이번 소송전이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넥실리스가 큰 비용을 지출해 이번 소송전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우선 솔루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금전 보상은 수십억원 규모에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통상 특허 침해 소송은 침해된 특허의 기간과 실질 기여도와 이를 고려한 매출액 등을 다방면으로 감안해 보상금을 산정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분쟁의 특허들은 전지박 공정의 수십 단계 중 일부에 불과하며 솔루스 실적 규모나 시장 구조를 감안하면 SK가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은 크지 않을 거라는 지적이다. 만약 보상을 받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1심 배심원평결을 승소하고 2심 고등법원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보상금은 2년 후 회수가 가능하다. 


SK넥실리스가 올해 8월 특허침해 소송에 더해 영업비밀 위반 책임을 추가로 제기하면서 부당이득 반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청구한 점도 특허 소송만으로는 보상금이 크지 않다는 계산이 발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송 비용은 각자 부담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에서 회수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의 경우 SK넥실리스 측이 솔루스의 위반 행위에 대한 고의성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실제 인정받기는 까다로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솔루스가 북미·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고객사를 확대하는 상황인 만큼 승소 여부와 관계없이 SK넥실리스가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소송이 진행된 지난 2년간 솔루스는 중국 CATL, 유럽 ACC 등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고객 기반을 강화해 오고 있다.


문제는 SK넥실리스의 승소 가능성이 사실상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솔루스 측은 자신들의 제품이 전지박을 최초로 상용화한 서킷포일룩셈부르크(CFL)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소송에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 법원은 솔루스가 제출한 CFL의 선행 제품을 증거로 채택하기로 결정해 전황은 SK넥실리스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SK넥실리스는 뒤늦게 미국 법원에 해당 CFL 제품을 증거에서 배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한 것도 승산을 깎는 요인이다. 


SK넥실리스 입장에서는 패소할 경우 막대한 소송 비용만 허공에 날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 어렵게 소송에 이기더라도 재무적 부담은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연결기준 SK넥실리스의 영업손실은 1676억원으로 전년대비(682억원)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의 결손금은 5290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역시 1205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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