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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김이배 '한번 더'…성과 저조에도 '생존'
이세정 기자
2025.11.26 08:00:16
애경그룹 임원인사서 유임 확정…대체자 없어, CEO 교체 따른 불확실성 최소화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5일 10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제주항공)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지휘봉을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대형항공사(FSC) 출신인 김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무안공항 사고 등이 맞물리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을 이끌어 갈 만한 대체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그의 연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무안공항 참사 관련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도 무관치 않다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25일 애경그룹이 실시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 김 사장은 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애경그룹이 사장단을 대거 유임시키면서 그룹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지주사인 AK홀딩스 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 모두 기존 리더십을 유지하게 됐다.


업계는 애경그룹 올해 인사의 관전 포인트로 제주항공의 리더십 교체 여부를 꼽았다. 애경그룹의 계열사 매각 등 사업 재편으로 제주항공의 위상이 달라진 데다, 전문경영인(CEO)인 김 사장이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했지만 성과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애경산업 매각에 주력 계열사 위상 얻게 된 제주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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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홀딩스는 지난달 화장품과 생활용품 계열사인 애경산업을 태광산업 컨소시엄(티투 프라이빗에쿼티·유안타인베스트먼트)으로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세부적으로 AK홀딩스가 기 보유한 애경산업 주식 1190만4812주(45.08%)와 애경자산관리이 보유한 476만7766주(18.05%) 총 1667만2578주(63.13%)가 매각 대상이며, 총 4700억원 상당이다. 딜클로징(거래종결) 시점은 내년 2월19일이다.


AK홀딩스는 이번 계열사 매각 목적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라고 설명했다. 애경산업이 그룹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라는 점을 두고 의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동시에, 사실상 유일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제주항공을 핵심 계열사로 부상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AK홀딩스의 애경산업 매각이 완료되면, 주요 계열사로는 ▲애경케미칼 ▲제주항공 2개사로 축소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항공은 2조원에 육박하는 연 매출을 올렸다. 애경케미칼은 이보다 적은 1조6000억원대 수준이었다.


◆ 취임 후 3년간 팬데믹 유탄…엔데믹 전환하자 '무안공항 사고'


김 사장이 2020년 6월 제주항공 수장에 앉은 이후 각종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김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에서 미주지역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전략기획 부문 전문가인 동시에 현장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당초 애경그룹은 김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에서 쌓은 경영 노하우를 제주항공으로 이식시키길 것으로 기대했다. 김 사장도 제주항공을 명실상부한 국내 2위 항공 사업자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하지만 그가 취임했을 당시부터 경영 환경은 비우호적이었다. 제주항공은 2019년 일본 여행 보이콧과 지진, 태풍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발하면서 적자전환한 데다, 팬데믹이 막 확산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2022년까지 연간 적자를 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프로필. (그래픽=오현영 기자)

여기에 더해 2020년 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결정하면서 적지 않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3사의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시장 저비용항공사(LCC) 1위 지위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김 사장은 2023년 제주항공을 흑자전환시키는 등 본격적인 능력 입증에 나선 듯 보였다. 이 시기 엔데믹 전환으로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항공 운임이 오르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회복세는 일시적이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3% 위축된 799억원을 내는데 그쳤으며, 올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94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증권가는 제주항공의 올해 연간 영업적자가 13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12월 말 발생한 무안공항 사고 여파로 김 사장이 대표 직에서 내려올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LCC 관계자는 "김 사장이 무안공항 사고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경그룹이 후임자 물색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왔다"고 말했다.


업계 예상과 달리 김 사장이 재신임을 받은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후임 인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 거론된다. 예컨대 대한항공 출신 고급 인력들이 티웨이항공으로 대거 이동했다. 티웨이항공은 예림당을 떠나 대명소노그룹 품에 안겼다. 현재 대한항공 출신 3인이 대표이사와 부대표, 경영지원 총괄 등 핵심 보직을 맡고 있다. 아울러 미등기임원 14명 중 대한항공 출신이 64% 이상인 9명이다.


아시아나항공 출신 임원을 선택지에 올리기도 쉽지 않다. 늦어도 내후년(2027년)에 대한항공 계열의 초대형 LCC가 출범하는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를 기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중·단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이어 효율적인 비용 관리 역량을 가진 인재가 필요한 상황인데, 전략 전문가이면서 사장 급으로 영입할 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경쟁 LCC에서 인재를 영입하기에도 제한적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올 2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출처-뉴스1>

무안공항 사고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섣불리 리더십을 교체하기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무안공항에 착륙하던 제주공항 여객기가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이후 방위각제공시설(로컬라이저)과 충돌하면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김 대표는 참고인 조사로 소환 조사를 받았을 뿐 아니라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나오기도 했다. 사고 원인에 따라 책임 소재가 정해질 수밖에 없는데, 항공기 결함이 주요 원인일 경우 김 대표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사실상 연임하면서 국내 LCC 장수 CEO가 됐지만, 여러가지 변수 탓에 리더십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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