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삼성과 SK, LG, 현대차 등 4대 그룹이 내년 사업 전략 수립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이 가속화하면서 한국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지형이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4대 그룹의 연말 인사도 예년보다 앞당겨 진행되는 모습이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그룹 총수들의 결단력과 추진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기획 시리즈 '4대그룹 내년 사업점검'을 통해 삼성, SK,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이 구상하는 내년 경영 전략과 핵심 과제를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투자 및 해킹사태 수습 여파로 재무부담이 한층 가중되면서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레벨 경영진 일부에게 사표를 받는 등 인력 및 조직 구조 전반이 본격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핵심 계열사로서 감축 칼날을 피해왔지만, 해킹사태에 따른 쇄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최우선 감축 대상으로 꼽히는 모양새다. 이번 인력 효율화를 시작으로 AI 중심 사업·수익 구조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SK그룹 내부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최근 그룹 전반에서 임원인사 등을 앞두고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불변의 캐시카우로 꼽혀온 SK텔레콤이 이르면 이번주 중 가장 먼저 대규모 인사를 발표하며 쇄신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라며 "해킹사태 수습은 물론 AI 중심 사업체제 구축까지 전방위적인 쇄신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번 인사를 통해 임원 25% 가량을 줄이고 기존 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전방위적인 효율화 작업에 착수한다. 앞서 이 회사는 C레벨 경영진을 대상으로 사표를 받고 퇴직 및 보직변경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설립한 AI 사내독립회사(CIC)의 경우 팀장급 기준 퇴직금을 최대 7억원 수준으로 높이면서 200명 이상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추이가 이어진다면 SK텔레콤 임원 감축 규모는 최대 30%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AI 투자 및 해킹 수습에 따른 재무부담이 급격히 불어난 점과도 무관치 않다. SK텔레콤은 올 4월 해킹사태 이후 고객감사패키지 및 위약금 면제 등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90% 넘게 급감하고 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 밖에 5G 가입자 유출 및 멤버십 혜택 등을 고려하면 수천억원대의 추가 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AI 인력이 대폭 확충되면서 재무 부담이 한층 가중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종업원급여는 1조2000억원대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전사 AI 인력 비중이 40%대까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 회사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및 AIDC 등 AI 사업 집중도를 향상 중인 점을 고려하면 인력 전환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AI 부문에서 이렇다할 약진이 부재한 상황 속 인당 인건비 부담만 늘어나는 만큼, 전방위적인 인력 효율화가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실제 국민연금에 따르면 9월 기준 SK텔레콤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540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소폭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조원 단위의 현금 여력 등에 비춰볼 때 긴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AI 투자 규모 전반이 시장 예측보다 불어나고 있는 만큼 재무 여력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인력·비용 효율화를 바탕으로 추후 AI 중심 사업 체제를 공고히 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SK텔레콤은 사법 리스크를 적극 방어하며 AI 중심 사업·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최근 판사 출신인 정재헌 대외협력사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하면서 컴플라이언스 및 거버넌스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 동시에 AI CIC를 정예화해 AI 사업 전반을 속도감 있게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AI CIC 수장에는 구글·네이버 출신의 대표를 공동 선임해 사업 전문성을 함께 강화했다.
재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AI 시장에 발맞춰 속도와 민첩성을 최우선 가치로 둘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 규모는 줄이고 결재라인 등을 동시에 간소화해 AI 사업에 최적화된 조직 체제를 꾸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그룹 차원의 긴축 기조와 더불어 해킹사태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인사간 대대적인 쇄신 의지가 적극 반영될 것"이라며 "단순 비용감축을 목표로 한다기보단, 기존 중복사업을 통폐합하고 AI CIC를 정예화해 미래 먹거리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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