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벤처캐피탈(VC)의 투자를 받아 성장한 벤처기업이 이번에는 투자사였던 VC의 주주로 참여하며 벤처투자 생태계 자금의 성공적인 선순환 사례를 만들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팹리스 기업 쓰리에이로직스가 투자사인 퀀텀벤처스코리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9%를 확보하며 3대 주주에 올라 VC-벤처기업 간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쓰리에이로직스는 지난 9월 16일 퀀텀벤처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2만8572주를 취득했다. 주당 액면가 5000원, 주당 발행가 3만5000원으로 약 10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자본금 증액은 1억4286만원이며 주식발행초과금은 8억5716만원이다.
흥미로운 점은 지분 투자를 단행한 쓰리에이로직스는 2004년 설립돼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상장하기까지 퀀텀벤처스의 주요 피투자사였다는 점이다. 퀀텀벤처스는 앞서 2014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340억원 규모의 퀀텀-코리아오메가 4차산업 핵심기술펀드를 통해 쓰리에이로직스에 총 32억원을 투자하며 성장을 도왔다.
이처럼 한때 자금을 수혈받던 쓰리에이로직스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이제는 투자사였던 퀀텀벤처스의 주요 주주 중 하나가 됐다. 현재 퀀텀벤처스의 주요 주주 구성은 ▲퀀텀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 82.3% ▲아이비케이투자증권 11.8% ▲쓰리에이로직스 5.9% 순이다.
통상 VC들은 신규 펀딩 시 위탁운용사 의무출자금(GP커밋트먼트)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내년부터 정부의 벤처산업 예산 출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퀀텀벤처스 역시 신규 펀딩을 앞두고 GP커밋 확보를 위한 증자를 실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벤처펀드의 지원을 받아 상장 기업으로 발돋움한 회사의 자금이 다시금 벤처펀드 결성이라는 고리로 흘러든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쓰리에이로직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한 자금이 퀀텀벤처스의 신규 펀딩 결성금으로 사용된다면 VC의 출자금이 벤처기업의 성장을 돕고 성공한 벤처기업의 자금이 다시 벤처생태계로 환원되는 이상적인 자금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포트폴리오 기업이 VC에 자금을 대는 선순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케이넷투자파트너스가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크래프톤의 전신인 블루홀스튜디오에 투자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세계적인 성공에 힘입어 2021년 8월 코스피에 상장했고 투자사였던 케이넷파트너스는 현재까지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 1300억원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이후 케이넷파트너스의 유한책임투자사(LP)로 참여하며 투자 생태계 환원에 동참했다. 올해 케이넷파트너스가 600억원 규모로 결성한 IBK·크래프톤 콘텐츠 투자조합에 30억원을 출자했으며 이 밖에도 IMM인베스트먼트의 인도 투자펀드에 LP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퀀텀벤처스의 쓰리에이로직스 투자 건은 VC가 벤처기업의 성공을 지원하고 벤처기업이 그 성공의 결실을 생태계에 환원하는 모범적인 자금 선순환 사례"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