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WSI 최대주주인 박정섭 회장이 셀루메드 전 대표이사와 연관된 민·형사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검찰에 기소되며 WSI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박 회장은 이번 무죄 확정 및 민사 승소판결로 명예회복과 함께 회사에 미칠 수 있는 리스크도 함께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올 8월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공갈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최종 무죄를 확정했다. 박 회장이 1심 재판에 넘겨진 이후 2년여 만이다.
사건의 발단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9월 박 회장은 30억원 규모의 셀루메드(옛 코리아본뱅크) 제3자 배정 유상증자(유증)에 참여하며 약 3% 수준의 지분을 획득하고 부회장으로서 경영진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후 당시 심영복 셀루메드 대표와 경영방식 및 회장회 구성 문제 등으로 갈등이 발생했고 2014년 결국 박 회장은 셀루메드를 떠났다. 이 때 양측은 투자금 30억원과 경영권 프리미엄 15억원을 합해 총 45억원을 지급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박 회장은 당시 보유하던 셀루메드 주식 매도 대금 20억8000만원을 제외하고 약 24억4800만원 상당의 금원을 지급받았다.
문제는 박 회장과 심 전 대표의 인연이 이 때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8년여 만인 2022년 심 전 대표가 박 회장을 특경법상 공갈 혐의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2014년 합의서 작성 과정에서 '박 회장이 자신을 비위 문제로 협박하며 합의서를 강제로 작성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또 합의금 마련을 위해 셀루메드 주식을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시가 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하게 해 손해를 끼쳤다며 103억원 상당의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1심 형사법원은 박 회장의 행위 일부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박 회장이 심 전 대표에게 비위사실을 수사기관 등에 고발하는 등의 해악을 고지했고 이 같은 협박으로 심 전 대표가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받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받기에 충분한 정도의 겁을 먹은 상태에서 합의서 및 약정서를 작성한 뒤 이에 상응하는 돈을 지급하는 등 24억4800만원을 갈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심 전 대표가 박 회장에게 지급하기로 한 돈의 액수가 합의서에서 정한 45원에서 57억원으로 증액된 사실이나 박 회장이 심 전 대표에게 46억4800만원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박 회장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하고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합의서 및 약정서 작성과 이에 따른 24억4800만원의 금전 지급이 박 회장의 협박에 의해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증거 또한 없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 법원은 "양측이 합의서와 약정서를 작성하기까지 여러 차례 초안과 수정안 등을 주고받으며 그 내용을 검토했다"며 "합의서에 '피해자 비위관계에 대해 가족에게 알리지 않는다'나 이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내용조차 다루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심 전 대표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박 회장이 2013년 말경부터 심 전 대표에게 경영과 관련된 비위사실을 문제 삼거나 이에 대한 고발 등을 언급하며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말 것은 요구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3대 주주이자 부회장으로서 경영에 참여할 권리 등을 가진 자의 지위에서 한 것"이라며 "사회통념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심 전 대표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100%를 산정해 배상액을 산정한 것으로 비춰봤을 때 박 회장이 심 전 대표에게 45억원 상당의 금원을 지급받은 것이 이례적이거나 과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다"고 주문했다. 이후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민사재판부도 박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2민사부는 "박 회장이 심 전 대표를 공갈해 금원을 지급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설령 심 전 대표 주장대로 공갈행위가 인정돼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더라도 그 청구권의 시효가 이미 완성돼 소멸했다"고 판시했다. 심 전 대표는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지만 얼마 후 이를 취하했다.
한편 박 회장은 심 전 대표에 대해 무고, 사기미수, 모해위증, 모해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심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증언을 한 주변 인물들을 위증 및 모해위증 혐의로 함께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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