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SLL중앙이 7%대 고금리 공모채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들이 외면하면서 미매각됐다. 최근 미국 금리인하 기조 속에서 고금리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BBB0' 최하위 비우량 등급과 '부정적'으로 지적된 등급 전망은 투자자들의 신중론을 강화했다는 지적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지난 16일 1년 단일물 3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50억원 주문에 그치며 미매각을 기록했다. 주문액은 희망 고정금리밴드(6.60~7.60%) 최상단인 7.60%에서 겨우 들어왔다. SLL중앙은 최대 6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계획을 세우는 등 고금리 채권이라는 점에서 자신감을 보였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시사하고 있다. 이 기조 속에서 고금리 채권에 대한 수요가 시장에서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는 여전히 신중한 편이다. SLL중앙은 실패했지만 지난달 같은 BBB0 등급인 두산퓨얼셀은 모집액을 웃도는 주문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이승재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비우량 등급 내 크레딧 노이즈가 지속되고 있다"며 "펀더멘탈을 고려한 선별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LL중앙은 신용등급 BBB0에 더해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은 상태다. 통상 부정적 딱지가 붙으면 6개월 내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 BBB0 아래로 떨어지면 정크본드로 분류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금리를 제시해도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 등급 하향 가능성은 현실화되고 있다. 나신평은 등급 하향 조정 검토 요인으로 'EBIT 마진 2% 미만, 총차입금/EBITDA 5배 초과'를 제시했는데, EBIT/매출액은 2022년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총차입금/EBITDA는 올해 3월 기준 8.8%로 트리거를 넘어섰다.
사실 SLL중앙은 올해 3월에도 발행을 시도했지만 부분 미매각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1년물 150억원, 2년물 250억원으로 총 400억원을 모집했으나 1년물에서 120억원만 모집되며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된 셈이다.
다만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예정이다. 만일 추가 청약에서 투자 수요가 없더라도 총액인수 방식으로 주관·인수사가 미매각 채권을 떠안기 때문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며, 인수는 유진투자증권이 담당했다. NH와 신한은 사실상 고정 주관사 역할을 해왔다. 다만 연이은 미매각으로 인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SLL중앙은 확보한 자금을 오는 26일 만기 도래하는 390억원 규모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희망 금리밴드 상단에서 발행하더라도, 기존 만기 채권 금리 7.99%보다는 낮은 금리(7.60%)로 이자 비용 일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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