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부국장] 어린 시절 인상깊게 보았던 영화 가운데 하나가 미래 시대를 이야기한 '터미네이터'였다. 1985년 국내 상영을 한 터미네이터는 인공지능 스카이넷이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의 시대를 그렸다. 당시는 우리에게 개인용 컴퓨터 'PC'라는 단어 조차 어색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이야기하고 인공지능(AI)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내용은 시대를 뛰어넘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그 속의 이야기인 기계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마음 한켠에 자리 집았다.
영화에서 인간과 AI의 전쟁 과정에서 터미네이터가 과거로 온 시점이 2029년이다. 이제 불과 4년 뒤의 일이다. 터미네이터 개봉 당시에는 영화가 상징하는 인간과 AI의 대결은 단순한 상상으로만 받아들여 졌다. 하지만 현재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기도 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AI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스카이넷 같은 존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이제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구체적인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미래 시대에 대한 두려움의 본질은 '모름'과 '통제 불능'이다. AI 시대 우리가 가장 먼저 느끼는 두려움은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으면 어쩌지?'일 것이다. 이러한 두려움은 일부에서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여기에 'AI가 인간보다 똑똑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영화 속 이야기에 대한 두려움이 다가온다.
언급된 두려움에는 인간 주체성 상실에 대한 불안이 숨어 있다. 문제의 본질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이너마이트가 인간을 해치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두려움은 위험 신호지만, 동시에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기도 한다. 그 나침반이 가리키는 인간의 경쟁력은 지극히 인간다움일 것이다.
AI는 데이터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강하다. 그러나 맥락을 해석하고 공감하며, 의미를 창조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AI는 실수를 거의 하지 않지만, 인간은 실수에서 배우고 성장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존재한다. 우리가 그 본질을 지켜낸다면, AI는 위협이 아니라 확장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핵심은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이다.
AI 도입은 인력 감축을 불가피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 세대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이익은 기업에 집중되고, 결국 사회적 불평등 심화라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악순환을 막기 위해 기업, 정부, 개인 차원의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 AI 도입으로 가장 혜택을 보는 기업은 AI 도입으로 얻은 성과의 일부를 직원 재교육과 신규 일자리 창출에 재투자해야 한다. 기술 혜택이 조직 내부와 사회 전체에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AI 고용영향평가서 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AI 도입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사회·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개인은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학습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이 필수다.
누군가가 AI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두려움과 설렘 사이에 서 있다'라고 묘사했다. 너무나 적합한 표현인 듯하다.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키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AI 시대의 미래는 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공존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