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현대해상이 정경선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전무 체제 1년 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방점을 '실행'과 '측정 체계' 중심으로 전환했다. 업계 최초로 ESG 성과를 수혜자 중심으로 측정하는 독자적 임팩트 측정 체계 'HEART VALUE(하트 밸류)'를 도입해 본격 운영에 나선 것이다. 단순 활동 나열에서 벗어나 사회·경제적 가치를 수치로 계량하는 방식으로, 보험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23일 현대해상이 최근 발간한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해 자체 임팩트 측정 체계인 'HEART VALUE'를 도입하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HEART VALUE는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성과를 정량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다. 글로벌 임팩트 측정 방법론과 국내외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독자적인 임팩트 측정 체계를 구축했다.
이 체계의 가장 큰 특징은 '실질적 변화'를 측정한다는 점이다. 단순 활동 현황이 아닌, 수혜자에게 발생한 실제 변화나 사회적 비용 절감 여부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ESG 성과를 계량화한다. 이를 통해 현대해상은 지난해 약 362억3955만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HEART VALUE는 임팩트 논리 모형(Logic Model)을 기반으로 ESG 활동을 ▲투입(Input) ▲활동(Activity) ▲결과(Output) ▲성과(Outcome) ▲영향(Impact) 등 5단계로 구분한다. 이 중 사회적 변화가 직접 발생하는 '성과(Outcome)' 단계를 중심으로 화폐가치를 측정한다. 수혜자에게 실제로 발생한 긍정적 효과만 측정 대상으로 삼고 부정적 효과는 제외한다.
화폐 가치를 산정할 때는 시장가격이나 유사 대체재의 가격을 활용한다. 신뢰할 수 있는 시장가격이 없을 때는 공급 가격(투입 가격)을 적용하는 등 보수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따른다. 또 ▲진정성 ▲구체성 ▲보수성 ▲객관성 ▲단순성 등 5가지 원칙을 확립해 측정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HEART VALUE라는 이름은 현대해상이 ESG 경영의 중점으로 삼은 5대 핵심 영역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건강 및 복지(Health) ▲인구구조 변화 대응(Empowerment) ▲사회 혁신(Accessibility) ▲재난 및 안전관리(Resilience) ▲친환경 전환(Transition) 등이다.
이처럼 ESG 활동의 효과를 수치화하고 화폐 단위로 계량하는 체계는 지속가능경영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질적 성과가 수치로 명확히 드러나는 만큼 내부 자원 배분이나 전략 수립의 근거가 강화되고 투자자 등 외부 이해관계자에게도 ESG 성과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특히 HEART VALUE 도입이 정 전무 체제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ESG 전략을 실행 기반으로 전환하고 그 성과를 계량화하려는 노력은 정 전무가 향후 경영 전면에 나서기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다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게 한다.
실제 정 전무는 현대해상의 ESG 전략 개편에서 역할이 작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2023년에 이어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CEO 메시지와 함께 정 전무의 인터뷰가 수록됐다. 정 전무가 ESG 전략 수립과 실행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전무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1월 CSO로 취임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 당시 현대해상은 업계 최초로 CSO(지속가능경영총괄) 조직을 신설하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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