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한기수 필옵틱스 회장의 회사 주식에 대한 담보대출 부담이 최근 주가 상승으로 크게 줄었다.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시장에서 필옵틱스의 레이저 장비 기술력이 부각되며 주가가 반등한 한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한 회장은 지난달 20일 KB증권과 체결했던 주식담보대출 2건의 계약 만기를 기존 이달 26일에서 오는 11월24일까지로 6개월 연장했다. 한 회장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총 140만5678주로, 보유 주식(584만9916주)의 약 24%에 해당한다.
이들 주담대 계약 모두 담보유지비율은 170%로 설정됐다. KB증권은 해당 주식을 담보로 한 회장에게 총 70억원(40억원+30억원)을 대출해준 상태다. 이를 기준으로 한 최소 담보가치는 약 119억원(70억원×1.7)으로 추산된다.
한 회장 입장에서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가 119억원 아래로 떨어진다면 KB증권에서 추가 담보 납입이나 대출금 일부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다. 담보 부족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KB증권이 한 회장의 주식을 시장에 매도하는 반대매매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며 한 회장은 이 같은 위험에서 사실상 벗어난 모습이다. 담보대출 연장일인 지난달 20일 종가는 3만650원으로, 시가로는 431억원이다. 이달 2일 종가(3만4300원) 기준으로는 482억원까지 늘었다. 초과 담보 여유분은 363억원에 달한다.
필옵틱스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시장 기대감이 꼽힌다. 필옵틱스는 기존 디스플레이 장비에서 축적한 레이저 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리관통전극(TGV), 싱귤레이션 등 유리기판 가공 장비 분야에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 중이다.
한 회장의 주담대 규모가 현재와 같은 70억원이 됐을 시점인 지난해 6월28일 종가는 2만700원이다. 당시 시가는 약 291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1년 가까이 주가가 65% 넘게 오르면서 주담대에 대한 한 회장의 부담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
이번 계약 연장 과정에서 이자율도 기존 연 6.0%에서 5.5%로 낮아졌다. 이는 주가 상승으로 담보 가치가 크게 높아진 데 따른 조정으로 해석된다. 연간 이자 부담으로 환산하면 4억2000만원에서 3억8500만원으로 3500만원 줄었다.
주가 상승으로 담보 여유가 크게 생기고 이자율까지 낮아지면서 한 회장은 상환 대신 주담대 유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 회장의 회사 지분율은 25.54%로 경영권은 안정적인 수준이다. 대출 상환을 위해 보유 지분을 매도할 경우 자칫 지배력이 흔들릴 수도 있다.
한 회장이 70억원의 대출을 받은 구체적인 사유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 등 공시 자료에서도 해당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거나 회사가 한 회장으로부터 차입한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 회장이 지분율을 유지하면서도 필요 시 회사 유동성 확보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담대를 활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향후 유상증자 참여나 전환사채(CB) 인수, 자회사에 대한 자금 수혈 등 우회적 활용 여지가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필옵틱스가 육성 중인 유리기판 장비 사업이 향후 본격적인 투자 국면에 접어들 경우 한 회장의 자금이 일정 부분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필옵틱스 관계자는 "한 회장의 주담대 계약건은 회사 자금과 무관하다"며 "대출 여부는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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