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대한항공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79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신용등급이 A0로 올라선 데다, 시중금리 하락과 맞물려 우호적인 조달 여건이 형성되면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2000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요를 확보했다. 만기별로는 2년물 200억원에 1390억원, 3년물 1400억원에 4840억원, 5년물 400억원에 176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대한항공은 앞서 2년물과 3년물에 개별 민평금리 대비 -30bp~+30bp, 5년물은 -20bp~+20bp의 희망 금리 밴드를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목표 모집금액 내에서 가산 금리는 2년물 -8bp, 3년물은 -5bp, 5년물은 -30bp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민평금리가 올랐음에도 다시 '언더 발행'에 성공하면서 시장 신뢰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수요예측 직전인 지난 14일과 15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각각 본평가와 정기평가를 통해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0(안정적)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유효등급도 A0로 올라서며 A급 최상단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부터 회사채 발행 한도를 예년보다 확대하며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상 1조~1조5000억원 수준이던 연간 한도를 올해는 2조원까지 늘렸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2000억원 모집에 6600억원이 몰려, 4000억원 규모로 증액 발행했다. 당시 확정금리는 3년물 -15bp, 5년물 0bp 수준으로 결정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취득하며 사업규모를 크게 확장했다. 연결 기준 항공기단은 298대(화물사업부 매각 완료 시 285대)로 증가했고,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50%를 상회한다. 연간 매출은 25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일부 운수권 반납과 화물 매출 축소가 발생할 수 있으나, 노선 통합 및 기단 운영 효율화로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됐다는 평가다.
수익성도 견조하다. 2024년 연간 영업이익률은 11.8%를 기록했으며, 2025년 1분기에도 별도 기준 8.9%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수익성 높은 장거리 노선 확대, 고정비 절감 효과를 감안할 때 EBITDA 대비 매출액 비율이 중기적으로 20% 이상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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