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대웅제약이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앞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 등의 신약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계열 내 최초 약물'(First in Class)을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PRS(Prolyl-tRNA Synthetase) 억제제 '베르시포로신'을 IPF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2a상은 올 4분기 완료될 예정이다. 102명을 목표로 하는 2a상은 최근까지 약 80%의 환자 모집이 완료됐다. 회사는 내년 1분기 임상 완료 결과를 도출한 후 2b상 임상시험계획(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IPF는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이 상실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현재 IPF 치료제로는 '피르페니돈(pirfenidone)'과 '닌테다닙(nintedanib)'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두 치료제 모두 완전한 치료가 어렵고 부작용으로 중도포기율이 높아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대웅제약의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합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 치료제와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1상에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했으며 2상은 40세 이상의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당 임상에는 현재 허가된 치료제를 복용 중이거나 중단한 환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베르시포로신은 미국에서 희귀의약품(ODD) 및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이로 통해 FDA와 소통을 통한 임상시험 설계 지원을 비롯 ▲심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롤링 리뷰 ▲가속승인 및 우선심사 신청 ▲임상 비용 최대 25% 세액 공제 ▲신약 허가 신청 수수료 면제 ▲시판 후 7년간 시장 독점권 부여 등의 혜택을 부여받았다. 이후 유럽에서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특히 지난해 미국 FDA 산하 독립적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에서 두 차례에 걸쳐 임상 지속 권고를 받았다. 규제기관에서 안전성을 검증받으며 상용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셈이다. IPF 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2022년 5조원 수준이며 2030년까지 연평균 8%씩 성장해 10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당시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IDMC의 권고는 베르시포로신의 원활한 개발에 있어 안전성을 입증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혁신 신약 후보물질인 베르시포로신의 개발을 통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콜라겐 합성 자체를 억제하는 베르시포로신 기전을 활용할 경우 향후 특발성 폐섬유증 외에 전신경화증, 신장 및 간 섬유증 등으로의 적응증 확장도 기대되고 있다. 실제 회사는 간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DWP220'을 연구 중이다. DWP220는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주관하는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신약개발에 여러 변수가 존재하지만 베르시포로신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기대가 크다"며 "미충족 의료수요 해소와 다른 적응증으로의 확장 가능성 등도 베르시포로신이 가진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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