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독자적인 퇴직연금 RA(로보 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력과 퇴직연금 사업 노하우를 모두 갖춘 만큼 자체 개발 서비스로도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르면 이달 안에 자체 기술 기반의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는 국내 증권사를 통틀어 자체 개발한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를 선보이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는 RA가 AI 알고리즘 기반으로 퇴직연금 가입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투자자산 배분 및 리밸런싱 등을 자동 수행하는 서비스다. 가입자가 RA의 투자전략을 일일이 고르고 승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퇴직연금과 관련해 RA 기반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투자자문 서비스만 가능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투자일임업자 17곳에서 신청한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하면서 관련 시장의 문이 열렸다.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는 앞으로 관련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질 분야로도 꼽힌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조47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이 RA를 통해 운용되고 있기도 하다. 

금융사 상당수는 RA 전문 핀테크기업과 손잡고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를 내놓거나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첫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를 선보인 하나은행도 파운트투자자문과 같이 서비스를 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체 기술 기반의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를 단독으로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RA와 퇴직연금 양쪽에서 경험을 오랫동안 쌓은 만큼 자체 기술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우리는 퇴직연금 사업을 진행하면서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가 많다"며 "AI 관련 인프라도 탄탄한 만큼 자체 기술 기반의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에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2005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퇴직연금본부를 꾸렸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도 1분기 기준 30조5221억원으로 증권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1분기 동안의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액도 1조3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은 AI솔루션본부와 웰스테크본부 등 AI 관련 내부 조직도 갖추고 있다. 특히 웰스테크본부는 지난해 신설된 AI 기반의 WM(자산관리) 조직으로 RA 서비스를 담당하는 곳이기도 하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9월 퇴직연금 분야에 RA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 AI 알고리즘 기반으로 퇴직연금 맞춤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4월 말 기준 가입 계좌 수 4만8000좌, 평가금액 2조7692억원을 각각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RA를 통한 퇴직연금 추천 서비스는 그동안 리스크 할당 방식의 자산배분 모델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장기 성과를 추구해왔다"며 "관련 노하우를 향후 퇴직연금 RA 투자일임 서비스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