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모친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한진칼 주식 0.55%를 추가 매도하며 240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은 올해 8월20일과 9월20일 두 차례에 걸쳐 한진칼 주식 36만7535주를 평균 주당 6만7620원에 시간외매매로 처리했다. 이 전 이사장은 이번 주식 처분으로 총 244억5000만원 가량을 확보했다.
이 전 이사장은 2021년부터 한진칼 주식을 팔고 있다. 그 결과 2019년 말 기준 5.31%(314만1137주)였던 이 전 이사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현재 2.09%까지 떨어졌으며, 이 전 이사장은 3년 간 총 1200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 이사장이 한진칼 주식을 꾸준히 정리하는 주된 이유로는 상속세 납부가 꼽힌다. 앞서 이 전 이사장은 2019년 고(故) 조양호 선대회장이 별세한 이후 조 선대회장 재산을 상속 받으며 주요 주주에 오른 바 있다. 조 회장 가족은 약 27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5년 간 나눠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신청한 상태다.
문제는 이 전 이사장의 현금 동원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전 이사장은 법정비율(배우자 1.5, 자녀 1)에 따라 남편의 재산을 가장 많이 상속 받았고, 세금 역시 가장 많이 부담해야 한다.
이 전 이사장은 현재 한진그룹 부동산 관리 계열사인 정석기업 사내이사(이사회의장)를 맡고 있을 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 배당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하지만 매년 150억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알짜 계열사 주식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권이 공고하다는 점은 한진칼 주식을 매도 대상으로 선정한 요인이다. 한진그룹은 한때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으나, 2020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산업은행 등을 우군으로 얻었다.
한편 조 회장 일가의 상속세 납부 기한은 이달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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