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카카오가 일본 웹툰 자회사 '픽코마'의 매출 확대를 위해 이 회사의 지식재산권(IP)을 드라마·게임·굿즈 사업 등으로 다각화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현지 웹툰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픽코마의 일본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등 주요지표가 지속 성장 중인 만큼 종합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을 강화하면 돌파구 마련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그룹 컨트롤 타워인 CA협의체에 콘텐츠 IP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픽코마 등 콘텐츠 자회사 관계자들을 배치했다. 올 상반기 스토리 사업부문의 실적이 악화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분석된다.
실제 카카오는 올 상반기 스토리 사업부문에서 443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 감소했다. 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매출액이 1983억원으로 3.4% 늘어난 반면, 픽코마가 2612억원으로 8.9% 줄어든 영향이 컸다. 더불어 픽코마의 이 같은 매출 악화는 엔저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 6월 30일 매매 기준 원·엔 환율은 2023년 913.85원에 달했으나 올해는 858.73원으로 55.12원이나 낮아진 까닭이다. 이에 카카오의 올 상반기 해외사업환산손실 역시 51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9%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네이버웹툰이 일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도 카카오가 픽코마 등 스토리 사업부문 챙기기에 나선 배경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국내보다 3배 가량 높은 상황이다. 즉 실적 개선을 위해 일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네이버웹툰을 견제하기 위해 카카오 역시 변화를 꾀하게 됐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 패권을 두고 현재도 네이버웹툰과 카카오 스토리 사업부문(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픽코마)의 경쟁이 치열한 상태"라며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등 고정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카카오 역시 스토리 사업부문의 IP 협력 체계 구축 등에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카카오 역시 업계의 이러한 전망을 부인하지 않았다. 픽코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부논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픽코마가 기존 1만5000개가 넘는 오리지널 IP를 비롯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발굴하는 신규 IP의 인지도를 높여 ▲드라마화 ▲게임화 ▲굿즈화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픽코마는 현재 일본 만화 앱 시장에서 50%대의 점유율을 유지 중이며, 올 2분기에는 현지 MAU가 1000만명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던 만큼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 관계자는 "북미 지역 웹툰 플랫폼 '타파스' 등을 통해 양질의 신규 IP를 지속 확보할 것"이라며 "기존 인기 게임 등 다양한 IP를 역으로 웹툰화하는 스핀오프 전략도 적극 강구해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