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SM그룹 계열사인 SM하이플러스가 대한해운 주식 대부분을 SM상선으로 매각하며 13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겉으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배구조를 정리하기 위함이지만, 실제로는 SM그룹 오너 2세인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이사 체제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M하이플러스는 지난 2일 계열사인 SM상선으로 대한해운 주식 5322만주(16.67%)를 총 1276억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주당 가액은 2397원으로, 계약 체결일 당일 종가 1998원에 최대주주 할증 20%가 부여됐다. 매매대금 결제일은 이날이며, 대한해운 최대주주는 SM하이플러스에서 SM상선으로 변경된다. 다만 SM하이플러스는 대한해운 지분 3.89%를 남겨 뒀다.
SM그룹은 이번 거래에 대해 "SM상선이 SM하이플러스에 지급해야 할 매매대금으로 SM하이플러스가 SM상선에 상환해야 할 대출금 상환채무를 상계(상쇄)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SM하이플러스가 현금 대신 보유 주식으로 빚을 갚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SM하이플러스 보유 현금이 넉넉하다는 점에서 굳이 계열사 주식으로 채무를 상환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SM하이플러스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2148억원에 달하며, 배당 재원이 되는 미처분이익잉여금도 4559억원에 육박한다.
SM하이플러스가 대한해운 지분을 정리한 표면적인 배경으로는 SM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구조 효율화를 꼽을 수 있다. SM하이플러스는 2019년 대한해운 1대주주였던 케이엘홀딩스이호를 흡수합병하면서 이 회사 지분 16.17%(395만주)를 확보했다. 이듬해인 2020년 액면분할과 장내매수로 지분율을 21.43%(5234만주)로 늘렸으며 2021년 유상증자에 따라 신주를 취득하며 지금의 지분 구조(20.56%·6563만주)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국내 고속도로 하이패스 선불카드 사업을 영위하는 SM하이플러스와 대한해운은 사업적 연관성이 전혀 없다. 대한해운이 호실적을 기록 중이지만, 2008년 이후 무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터라 부가적인 수익 창출 역시 어려운 상태다.
이에 컨테이너선 사업을 영위하는 SM상선으로 대한해운 지분을 넘겨 시너지 창출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한해운이 올해 호실적에 힘입어 배당을 재개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SM해운 재무구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M해운은 지난해 영업적자 1452억원과 순손실 103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이번 거래는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과도 맞물린다. SM그룹은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 고리를 그리고 있어 지분 정리가 절실하다. 순차적으로 계열사 간 지분 구조를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우오현 SM그룹 회장 외아들인 우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우 대표는 올해 1월 SM하이플러스 대표에 오르며 경영 수업을 착실하게 소화 중이다. SM하이플러스의 풍부한 현금력을 기반으로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상단에 배치시키거나, SM하이플러스가 추진 중인 사업 다각화 재원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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