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SC제일은행이 기업금융 전문가 이광희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SC제일은행은 최근 저조한 수익성과 높은 연체율로 고전하는 소매금융에서 기업금융으로 주력 사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신임 행장 인사를 통해 이같은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이달 이광희 기업금융그룹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을 거치면 차기 행장으로 확정된다. 임기는 현 박종복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 8일부터 3년간이다.
이 부행장은 SC제일은행의 기업금융을 이끌어 온 전문가다. 지난 2010년 8월 글로벌기업금융부 부행장보로 입행해 2019년부터 기업금융그룹장을 맡아 왔다. 입행 전 1992년부터 메릴린치 인터내셔널 뉴욕·홍콩·싱가포르 및 서울지점의 기업금융부 상무, 2002년 USB증권 서울 기업금융부 전무 등을 역임했다.
이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확정되면 SC제일은행의 행장직은 10년 만에 소매금융 전문가에서 기업금융 전문가로 교체된다. 여신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소매금융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기업금융 성장에 속도를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외국계 은행으로서 쌓아온 해외 인프라를 활용해 역량을 키울 수도 있다.
현재 SC제일은행 가계여신은 전체 여신 중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총여신 38조879억원 가운데 기업여신은 13조7901억원이다. 가계여신(24조162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 진출한 HSBC은행과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소매금융 사업에서 철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SC제일은행의 경우 과거 스탠다드차티드가 제일은행 인수를 통해 출범한 만큼 국내에서의 인지도와 상징성을 유지하기 위해 소매금융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에서 실적은 악화하는 추세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06억원으로 전년대비 10.1%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 감소, 이익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올해 상반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33%, 0.43%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0.06%포인트(p), 0.04%p 상승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21.62%로 규제기준(10.5%)은 넘겼으나 내부적으로는 전년동기(22.8%) 대비 떨어진 상태다.
기업금융 중심으로의 전환은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의 활로를 열 수 있다. 기업금융이 소매금융보다 순이익 기여도는 높고 연체율은 낮아서다. 상반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기업금융 1473억원, 소매금융 1075억원이다. 전체 순이익 대비 비중으로는 기업금융이 56%로 소매금융(41%) 대비 확연히 높다. 반면 연체율은 가계대출(0.37%)이 기업대출(0.20%)보다 높다.
기업금융 강화는 은행권 전반의 추세이기도 하다. 상반기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의 기업대출 잔액은 약 714조692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6.9%가량 증가했다.
특히 SC제일은행의 경우 외국계 은행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 세계 52개 국가에 진출한 SC그룹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투자나 교역을 모색하는 국내기업에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다. 이 내정자가 이끌었던 글로벌기업금융부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실제 SC제일은행 여신상품 수는 기업여신이 27개로 담보·신용 16개보다 많다.
이에 SC제일은행은 기업금융 역량 강화에 나선 상태다. 자산규모는 이미 기업금융 측으로 기울었다. SC제일은행의 기업금융 자산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29조5019억원에서 올해 35조7946억원으로 21.3% 늘었다. 반면 소매금융의 경우 26조656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6% 감소했다. 이 내정자를 낙점한 것도 이러한 기업금융 중심 전략 추진을 위한 최적임자라는 이유로 해석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SC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으며, 기업금융뿐 아니라 자산관리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며 "특히 기업금융 측면에서는 SC제일은행이 글로벌 은행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파이낸싱이나 자금조달은 국내 시중은행과의 차별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