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VC) 티인베스트먼트가 최근 산업은행이 주관한 AI코리아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 10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 결성에 '물꼬'를 텄다. 그간 AI 등 혁신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점이 강점으로 발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티인베스트는 신영증권과 공동운용(Co-Gp)을 맡아 산업은행이 주관하는 AI코리아펀드 소형 부문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산업은행은 티인베스트·신영증권 컨소시엄에 300억원의 자금을 내려줄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내년 3월까지 10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티인베스트가 1000억원대 대형 펀드를 조성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티인베스트가 이번 AI코리아펀드에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차별화된 트랙레코드가 꼽힌다. 이 회사는 그간 AI, 로봇, 핀테크, 바이오, IT 등 4차 산업을 핵심 투자 업종으로 설정하고 이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해왔다. 실제 지난해에만 ICT 제조·서비스 분야에만 총 157억원을 투자했다. 같은 기간 총 투자금이 353억원임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를 핵심 기술 기업에 투자한 셈이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기업 '시즐' ▲자율작업 AI 로봇 개발 기업 '로보에테크놀로지' ▲자율주행 로봇 개발 기업 '트위니' ▲AI 기반 대장내시경 진단 시스템 개발 기업 '웨이센' 등이 있다. 신생 VC인 만큼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청산에 돌입한 블라인드펀드는 없지만 평균 내부수익률(IRR) 30% 이상의 회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I코리아펀드의 주목적 투자 대상은 AI인프라·모델·응용서비스 등 AI 밸류체인 기업이다. 여기에 AI반도체, AI모델, 클라우드, 로봇, 자율 주행 등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이처럼 펀드의 주목적 투자 대상과 티인베스트가 강점을 지닌 투자처가 맞물리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서류심사를 비롯한 PT발표 과정에서는 주목적 투자대상과 관련한 트랙레코드가 가점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티인베스트는 2019년 2월 SK증권 PE본부 출신 김대훈 대표를 필두로 파트너 3명이 창업한 VC다. 업계에서는 신흥 강호로 잘 알려져 있다. 설립 직후부터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 주요 정책 기관들의 출자를 받으며 쉼 없이 펀드레이징에 나서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설립 직후 모태펀드 루키리그 분야 GP로 선정되면서 300억원 규모 '티인베스트먼트창업초기1호'를 결성했다. 이후 ▲2020년 스마트대한민국창업초기조합T(371억원) ▲2021년 스마트티포메가존벤처투자조합(103억원) ▲2022년 5월 티모빌리티벤처투자조합(60억원) ▲2022년 12월 티6국토교통혁신조합(417억원) ▲2023년 티7재도약조합(405억원) 등 매년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설립 5년차임에도 블라인드와 프로젝트를 포함한 운용자산(AUM)이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인베스트는 설립 이후 매년 정책 기관 출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존재감을 키워오고 있다"며 "사명인 티인베스트의 티(T)를 테크놀로지의 앞 글자에서 따온 것처럼 AI, 로봇 등 혁신 기술 분야에 강점을 지닌 하우스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AI코리아펀드의 주목적 투자 대상도 티인베스트가 강점을 지닌 투자처인 만큼 그간의 트랙레코드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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