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최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받으면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지만 100%를 제공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향후 반대매매로 비즈알파가 대호에이엘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호에이엘의 최대주주 비즈알파는 보유 주식 443만1주(지분율 6.56%)에 대한 주식담보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주식 443만1주는 비즈알파가 보유 중인 대호에이엘 지분 전부다.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 전체를 담보로 돈을 빌린 셈이다.

비즈알파가 주담대로 돈을 빌린 곳은 동아캐피탈대부회사다. 대출액은 20억원으로, 이자율은 1.2% 수준이다. 이자율이 낮은 대신 지분 전부에 대해 질권을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담보변경 계약이 진행된 5월20일 기준 대호에이엘의 종가는 1103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비즈알파는 20억원을 빌리면서 49억원어치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셈이다.

특히 대부업체와 주담대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 비즈알파의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 100%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라며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소유권이 바뀔 수 있는 문제여서 급한 상황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비즈알파는 지난해 8월 대주주가 된 직후 대호에이엘 지분을 담보로 여러 차례 주담대를 받았다. 주담대 계약을 갱신 또는 변경하면서 적게는 30억원, 많게는 72억원을 빌렸다. 다만 경영컨설팅업체 라이랍스랩나 기타 개인들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도 보유 주식 전체를 담보로 제공하지 않았다. 

이번 주담대 계약에 대한 질권설정금액은 30억원이다. 대출금(20억원)에 대한 담보주식 평가액이 30억원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주당 계산하면 대호에이엘 주가를 677원 이상 유지해야 한다. 지난 30일 기준 대호에이엘 주가는 1065원이다. 담보비율은 150%로 아직 넉넉한 편이다. 

다만 향후 대형 악재나 실적 부진 등 대내외적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지배구조가 흔들릴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호에이엘의 최대주주는 비즈알파로 지분 6.56%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알파의 최대주주는 김석진 씨다. 김석진 씨가 보유한 대호에이엘 지분은 10.59%다. 사실상 김석진 씨가 대호에이엘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다.

이를 감안하면 김석진 씨는 지분 17.16%로 대호에이엘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주가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발생하면 김석진 씨의 지배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최근 2년간 대호에이엘의 최대주주가 3차례(대호하이텍→비덴트→비즈알파)나 바뀌면서 경영권 변동이 잦았던 만큼 시장에서도 대호에이엘의 지배구조 리스크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호에이엘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결정에 대한 상세한 답변은 어렵다"며 "다만 질권이 30억원 이상으로 설정돼 심각한 악재가 없는 이상 경영권 변동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