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엑시콘이 최대 고객사 삼성전자의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솔루션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에 대한 테스트 장비를 대거 납품할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랜 사업·기술 협력관계를 이어온 만큼 장비 최적화 등 다방면에 이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CXL 시장이 이제 막 태동한 만큼 대규모 양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테스터 부문에서 많은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엑시콘 역시 올 하반기까지 시장 수요를 관망하며 본격 드라이버를 걸 시점을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을 넘어설 차세대 메모리솔루션으로 'CXL'을 낙점하고 선제 대응에 돌입했다. CXL은 컴퓨팅 시스템에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저장장치 등을 한층 효율적으로 활용케 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기존 별도의 인터페이스 내 존재했던 각 칩들을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통합해 메모리 대역폭 및 용량을 크게 늘리는 방식이다. 이에 초대형·초고속 연산 처리가 필수적인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차세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2년 CXL 1.1 D램에 이어 지난해 업계 첫 CXL 2.0을 지원하는 D램을 개발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 상태다.
CXL 전환이 이처럼 본격화되면서 제품 생산에 필요한 검사장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장비업체가 삼성전자에 'CXL 2.0' D램 양산용 검사장비를 공급했고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중 삼성전자와 오랜 기간 협력해 온 엑시콘이 유력한 수주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엑시콘은 2022년 'CXL 1.1' 테스터를 개발한 뒤 올 1분기 'CXL 2.0' 테스터를 선보인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CXL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대다수 회사가 최근 들어서야 삼성전자와 접촉을 시작한 반면, 엑시콘은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장비 최적화 등에서 엑시콘이 유리한 상황이니 만큼 단독이 아닌 공동 수주로 진행되더라도 엑시콘이 50% 이상의 물량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엑시콘이 수주에 성공한다 해도 관련 매출이 기대만큼 높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CXL 2.0을 상용화 되더라도 전문가용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CXL 3.0이 도입돼야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부분도 실적에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XL 2.0이 SSD처럼 양산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초도 물량에 대해선 의견이 나뉘지만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수준에서 전망치가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XL 2.0은 시장을 넓히기 위한 교두보일 뿐 3.0 들어서야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CXL 2.0은 상용화는 돼도 얼리어답터용으로 쓰이는 등 수요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CXL 2.0을 지원하는 CPU의 점유율은 14%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CXL 3.0'용 CPU의 경우 2026년 들어서야 40%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내년 CXL 2.0 지원 CPU가 점유율을 큰 폭으로 늘린다고 해도 여전히 이를 도입하고자 하는 고객이 제한적일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앞선 시장 관계자는"기술이나 제품이 있어도 고객 입장에선 호환성 등 맞춰봐야 할 부분이 산적한 상태라 당장은 시장 수요를 관망할 수밖에 없다"며 "시기상 CXL 3.0은 돼야 본격적인 시장 확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2.0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교두보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엑시콘 역시 CXL 검사장비를 통해 실적 반등 등을 이끌어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엑시콘 관계자는 "CXL 테스터의 경우 시장 수요가 있으면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돼 있다"면서도 "우선 올 하반기 시장 수요를 지켜보면서 어느 시점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지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현재 알려진 CXL 테스터 외에도 다양한 메모리, 비메모리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매출을 다각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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