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경기가 악화되고 있어 올해도 인수합병(M&A) 환경이 예전보다 나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사는 기존 사업 강화와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회사들을 꾸준히 검토해 왔고, 올해는 계획이 나올 것으로 희망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한 "최근 3년 동안 미래기술확보를 위해 5개분야 (AI, 디지털 헬스, 핀테크, 로봇, 전장)에서 260여개의 회사에 벤처 투자를 진행했고, 중소 M&A를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이 지난해 CES에 이어 올해도 M&A를 언급한 것은 삼성전자의 경쟁력 재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하만 인수 후 사실상 삼성전자의 M&A 시계가 멈추면서 반도체 등의 경쟁력 약화가 현실화 됐기 때문이다.
이에 작년에는 한 부회장이 "삼성이 사업 발전을 위해 인수합병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달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올해는 동안 투자 내역과 함께 대형 M&A에 대해 시사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회장은 올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지난해 11월 부회장급 조직으로 꾸려진 '미래사업기획단'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전영현 부회장을 필두로 미래를 볼 수 있는 분들을 모아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이라며 "이분들이 10년 뒤 삼성의 방향을 짜기 위해 여러 분야를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 그는 이날 AI(인공지능)을 활용한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방향도 제시했다. 한 부회장은 "매일 사용하는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생성형AI를 적용하기 시작해 새로운 디바이스 경험으로 혁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기술 제공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보안 플랫폼 녹스(Knox)와 함께 온-디바이스 AI 구현을 통해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등을 엄격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업데이트를 통해 보안을 계속 강화하고 있고, 수 많은 해커들을 동원해 우리 보안에 대해 테스트를 직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하지만 신사업 투자는 물론, 마케팅 비용 역시 줄이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어려울수록 투자를 더 하라는 게 정설"이라며 "마케팅 비용을 줄일 생각은 없으며, 오히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개발한 초연결 기술을 많이 알려야 향후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해 낮은 실적을 기록한 생활가전(DA)사업부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부회장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지 않는 대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타 사업부와 신제품을 내는 시기를 통일했다"며 "이제는 신제품을 가지고 시장에 새롭게 접근해 프리미엄 제품 리더십은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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