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가 유례없는 반도체 다운사이클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하반기 들어 메모리 반도체 반등이 가시화됐지만 누적된 적자를 상쇄하긴 어려웠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연간 매출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58조16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58% 줄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4.92%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이다. 이날 기준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지난해 삼성전자 연간 증권사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261조5436억원, 영업이익 7조4886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반도체 부진이 발목을 붙잡았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제조사 간 감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등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누적된 적자 규모가 지나치게 컸다. 고금리, 고물가로 전방시장인 스마트폰 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회복 속도도 예상보다 더뎠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DS부문 누적 영업손실은 12조원대에 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분야는 고객사 재고 정상화 및 수요 개선 속 전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며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전방시장 업황 부진으로 주요 응용처 수요 회복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매출은 6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1% 감소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03% 줄었다. 

삼성전자는 이달 31일 투자자, 증권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컨퍼런스 콜을 개최, 2023년 4분기 경영실적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