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캔버스엔'의 경영권 교체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캔버스엔 매각이 추진된 지 약 10개월 만이다. 새 인수자 측은 형식상 최대주주 지위를 넘어 이사회 재편에도 성공하면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배급사 캔버스엔은 지난 1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내이사 원재석 후보의 부결과 김상진 후보의 가결이다. 원재석 후보는 기존 최대주주인 나노캠텍 자회사 한일오닉스 대표로, 사실상 나노캠텍 측 인사로 평가된다. 반면 김상진 후보는 현재 캔버스엔의 명목상 최대주주인 원정인프라홀딩스(원정) 측 인사다.
결국 현 최대주주 측 인사는 이사회 진입에 성공한 반면, 기존 최대주주 측 후보는 이사회 입성에 실패하면서 캔버스엔의 실질 지배력이 원정 측으로 넘어간 셈이다.
원재석 후보는 기존 최대주주 측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현 최대주주오의 거래 안정성을 고려한 인물로 업계에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이번 임총에서 선임안이 부결되면서 원정 측 중심의 새 이사회 구성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나머지 사내이사 후보인 김예은·김활석 역시 원정 측 우호 인사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캔버스엔이 지난해 7월 매각을 추진한 이후 이어져 온 인수·합병(M&A) 작업도 사실상 종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캔버스엔 M&A 과정에서는 인수 주체가 여러 차례 변경됐고, 디비투자조합 출자지분 양수도 잔금 납입도 수차례 연기되면서 거래 불확실성이 지속돼 왔다.
캔버스엔은 실적 부진과 자금 부담 등이 겹치며 지난해부터 매각 작업이 추진돼 왔다. 원정은 지난 1월 디비투자조합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당시에는 캔버스엔 이사회 진입에 실패하며 제한적인 영향력만 행사해왔다. 이사회 장악을 위해서는 정관상 일정 규모 이상의 캔버스엔 주식을 확보해야 하는데, 원정의 경우 디비투자조합을 통한 간접 지배 구조 특성상 직접 보유 지분이 제한적이었다.
원정 측이 최근 임총을 통해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나노캠텍과의 새로운 자금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캔버스엔 M&A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나노캠텍이 캔버스엔에 투입한 대여금이 약 100억원 규모였는데, 원정 측이 전환사채(CB) 발행과 차입금을 활용해 이를 상환해주는 거래가 있었다"고 전했다.
나노캠텍 입장에서는 장기간 지지부진했던 캔버스엔 매각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할 필요가 있었지만, 100억원 규모 대여금 회수 문제 역시 부담이었다. 캔버스엔 매각 이후에도 자금 회수 시점이 불투명했던 만큼, 원정 측이 이를 정리해주면서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나노캠텍은 시급했던 대여금 회수에 성공했고, 이를 계기로 원정 측 중심의 새 이사회 구성도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최대주주 측과의 자금 관계 정리까지 이뤄지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캔버스엔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김상진 사내이사는 향후 대표이사직에 올라 경영 정상화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캔버스엔은 콘텐츠 제작·배급 등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수익모델 확보를 위한 신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콘텐츠 IP 기반 사업 확대와 신규 투자 사업 발굴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원정 측은 향후 캔버스엔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추가 지배력 확보와 인수 평단가 하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캔버스엔 관계자는 "앞으로 수익성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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