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넥슨 주가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보수적인 2분기 전망과 핵심 IP 경쟁력 둔화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를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넥슨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2243엔까지 밀렸다. 앞서 지난 15일 장중에는 2143.5엔까지 하락해 52주 저점을 새로 쓰기도 했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1월23일(4421엔) 대비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50%가량 하락한 셈이다.
통상 게임주는 신작 출시 후 주가에 선반영됐던 기대감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하락의 경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급격히 꺾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선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주요 지식재산(IP)의 경쟁력 하락과 신작 출시 지연이 맞물리면서 성장 동력이 둔화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앞서 넥슨은 올해 연결기준 1분기 매출 1조4201억원, 영업익 54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820억원, 3952억원)보다 각각 34%, 40% 증가한 수치다. 다만 매출의 경우 시장전망치인 1조4936억원(1579억엔)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25년 2495억원에서 2026년 5338억원으로 114% 늘었는데, 수익성 개선보다는 1367억원 가량의 환차익이 반영된 점이 주효했다. 환차익은 일회성 이익으로 분류되는 만큼, 실적 호조와 내실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수적인 2분기 실적 전망 또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올해 2분기 매출 한화 약 9959억~1조1143억원, 영업익 1495억~2360억원 범위로 전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최대 10% 감소하거나 1%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수치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이 지점을 주가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 제퍼리스는 넥슨에 대한 투자의견 '보유(Hold)'를 유지하면서도 2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현재 주가에는 중국 사업의 구조적 둔화 가능성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UBS 역시 넥슨에 대한 중립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3000엔에서 2600엔으로 낮췄다. 1분기 실적 자체보다 2분기 이후 이익 흐름과 중국 '던전앤파이터' 매출 회복력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던전 앤 파이터' 프랜차이즈 부진과 함께 지난해 출시한 '마비노기 모바일'의 이용자 지표가 하향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해 이같은 전망치를 제시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던파 모바일'의 경우 2024년 중국 출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에 게임 매출이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면서 넥슨의 1분기 중국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3506억원·371억엔)보다 15.3% 하락한 2976억원(314억엔)을 기록했다.
'마비노기 모바일' 또한 지난해 말 인게임 유료 재화 '웨카' 기반 아이템 거래소 시스템 '웨카 경매장' 도입으로 과금 논란이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성과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결과적으로 질적 향상에 대한 구조적 우려가 지속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이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다.
올해 뚜렷한 신작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은 모바일 방치형 게임 '던전앤파이터 키우기'와 판타지 월드 역할수행게임(RPG) '아주르 프로밀리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 T'다. 핵심 차기작으로 알려진 ▲던전앤파이터 클래식 ▲낙원: LAST PARADISE ▲듀랑고 월드 ▲우치 더 웨이페어러 등 자체 개발작 출시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즉 올해 실적은 신작보다 기존 IP의 매출 방어력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넥슨은 올해 인건비 및 전체 인력 규모를 2025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운용하는 등 비용 효율화 전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을 중심으로 개발 프로젝트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옥석 가리기'에도 착수한 상태다. 게임 포트폴리오에 도입한 이익 하한선 기준을 미달할 경우 조직 개편이나 개발 취소 대상으로 분류하는 게 골자다.
다만 현재로서는 조직 재편 및 전략 조정 단계인 만큼 이같은 방향이 실적 성장이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게 관건이다. 시장에선 인공지능(AI) 기반 개발 효율화, 텐센트와의 던전앤파이터 협업 강화 등 회사가 제시한 중장기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하반기 신작 라인업의 흥행 여부와 '던파' 프랜차이즈의 반등 시점이 투자 심리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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