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현대로템이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하이코어(HyCore) 프로그램 핵심인 연소기 개발을 담당하게 됐지만 기존에 개발한 램제트(Solid Fuel Ramjet) 엔진 기술과는 다른 고체연료 기반 램제트의 첫 사례라 수주 결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십 년간 주도해온 국내 추진체 시장에서 현대로템이 극초음속 미사일 핵심 부품을 가져갔지만 기술력 보다는 정부가 특정 업체 쏠림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하이코어(HyCore) 프로그램 핵심인 연소기를 담당하게 됐다. 하이코어는 2035년 전력화가 목표다. 전력화 완료 시 한국은 러시아·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극초음속 미사일 보유국이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에 대한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십 년간 다수의 선행연구를 수행해온 분야에서 고체 기반 램제트 관련 이력이 길지 않은 현대로템이 핵심 부품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특정 업체 쏠림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주를 분산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기존에 개발해온 램제트와 이번 고체 기반(덕티드) 램제트는 다른 개념"이라며 "고체 기반 램제트 수주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부터 KF-16, F-15K, KF-21 등 주력 전투기 엔진부터 누리호 액체로켓 엔진까지 9000대 이상을 누적 생산해왔다. 2005년부터는 ADD 주도의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 개발에도 참여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초음속 표적기 등 ADD 주관 선행연구 다수를 수행해왔다. '추진체라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는 공식이 굳어진 배경이다.
현대로템도 이번 한국형 극초음속 비행체 '하이코어(HyCore)' 사업에 참여해 시험비행에서 마하 6(7344㎞/h)이라는 속도를 달성하기도 했다. 램제트 계열 엔진은 초음속 비행 시 발생하는 충격파로 공기를 압축하는 구조로, 터빈과 압축기가 필요한 기존 제트엔진보다 기술 난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에 현대로템이 국방과학연구소와 협력해 만든 덕티드 램제트 엔진은 현대로템이 처음 개발하는 엔진으로 기존 엔진과는 개념이 다르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경쟁사 간 기술력 차이보다는 특정 기업 독점을 막기 위한 측면이 강해 보인다"며 "현대로템의 우주항공 분야 진출 의지가 타이밍상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해석에 대해 ADD 관계자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절차대로 진행됐다"고 답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기존에 항공우주 사업의 핵심인 연소기 사업들을 해왔기 때문에 시장의 니즈가 생겼을 때 극초음속 연소기 파트를 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극초음속 미사일은 초고속 비행으로 적의 방어 시스템이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아 요격이 극히 어렵다는 점에서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현대위아의 방위산업 부문을 현대로템에 넘기기로 하면서 방산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K9 자주포 포신, K2 전차 주포 등 핵심 화포 제조 기술을 내재화해 부품부터 완성 장비까지 일괄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방산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2028년까지 미래 사업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투자처는 우주항공센터 확장과 메탄엔진 기반 우주발사체 개발이다. 현대로템은 항공우주 분야에도 3000억원을 투입해 전북 무주에 항공우주 종합 생산기지를 조성 중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항공우주 분야 입지를 굳히려면 2035년 전력화까지 실제 기술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며 "첫 진입인 만큼 성과로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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